왕이, EU 관리 만나 “중국-EU 교류 되돌리자”
네덜란드 외무장관 만나...“양국 관계는 실용주의 기반”
우크라 외무장관도 만나...“국제 사회 협력할 뜻 있어”
중국이 정찰풍선 사태 여파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자 유럽에 밀착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MSC와 별도로 유럽 고위 관리들을 만나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섰다.
왕 위원은 전날 조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따로 만나 “중국과 유럽 간 교류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하며 “중국과 EU 지도자 간 만남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양측이 개방과 협력을 유지하고, 디커플링(탈동조화)에 저항하며 글로벌 생산과 공급망 안정성 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의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미·중 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가 대표적이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여러 국가에 로비해왔지만, 최근 미국이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하면서 더 조급해진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서방 국가들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밀착한 중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U 측은 회담 후 공식 입장을 발표하진 않았다. 다만 보렐 고위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왕 위원과 만나 서로 합의하지 못한 사안을 포함한 공통의 관심사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왕 위원은 보렐 대표 외에도 보프커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만나 관계 진전을 촉구했다.
그는 17일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에 동참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훅스트라 장관을 만나 “공급망 안정성을 보장하고 세계 경제 회복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해달라”며 “양국 관계 핵심은 개방성과 실용주의”라고 강조했다.
왕 위원은 전날 쿨레바 외무장관을 만나 “중국은 평화 회담 추진에 전념하고 있다”며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국제 사회와 협력하고 평화를 위해 노력할 뜻이 있다”고 전했다. 쿨레바 장관은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위원은 MSC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에 우크라이나 위기 관련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