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친지들과 브런치를 하며 조촐하게 생일을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그의 손녀 나오미 바이든이 백악관에 결혼식을 올리는 등 기쁜 일의 연속이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WSJ는 꼬집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차기 대선과 관련해 바이든의 고령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도 고령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지난주 아시아 순방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언급했고, 순방길을 떠나기 전에는 우크라이나 헤르손을 이라크 팔루자로 혼동했다.
유권자들도 80세는 너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로이터통신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약 86%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나이를 75세 이하로 봤다. 바이든 대통령에 관해서도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절반 이상이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정신적 능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그가 재선에 도전하면 공화당이 나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할 적임자가 본인이라는 생각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마저 올해 76세인 트럼프가 바이든보다는 나이 문제에선 우위라는 분위기다.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며 재선에 성공하면 이전 재선 최고령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당시 73세)보다 10세 가까이 나이가 많게 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 2년간 훌륭한 입법 성과를 냈을 뿐 아니라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보다 선전한 점을 감안할 때 그가 직무 수행을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이제는 그가 다음 세대에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딘 필립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약속했던 차세대와의 다리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며 “이제는 새로운 세대가 참여할 때”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대선 도전을 결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최근 나이와 관련해 “지켜봐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