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하면서 주요국 부동산시장에 연쇄 충격이 가시화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주택 신규 매수자, 부동산 기존 보유자를 가리지 않고 금융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라며 12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채무자가 많은 국가일수록 충격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가 오르면 여기에 맞물려 상승하는 이자 부담 때문에 주택 매수 의향을 거둬들일 수 있고, 기존 소유주도 매각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5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2020년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93%가 변동금리 대출이었다.
이어서 스페인(52%), 영국(42%), 캐나다(24%), 이탈리아(19%), 네덜란드(13%), 독일(10%), 덴마크(9%), 프랑스(1%), 미국(1%) 등 순서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컸다.
특히 호주와 캐나다 등 부동산시장 거품이 심각하다고 평가되는 국가들에선 벌써 주택가격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올해의 부동산 가격은 10%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한 뒤 뉴질랜드의 집값은 40% 이상 급등했다. 이로 인해 노숙자가 증가하고 잠재적인 부동산 구매자가 세입자로 전환했다.
작년 한 해 동안에만 30% 가까이 올랐던 뉴질랜드 부동산 가격은 올해 7월에는 작년 11월보다 11%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유럽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운 시장 중 하나였던 스웨덴에서도 주택가격이 올해 봄 대비 8% 떨어졌다. 영국 런던 시내 자치구 중 거의 절반에선 주택가격이 내리거나 횡보하는 양상이 관찰됐고, 내년 영국 내 주택 수요가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국가는 이미 정책적 대응에 나섰다면서, 한국 정부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해 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위해 4000억 원 이상을 추가 출자하기로 한 결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 호세이대학의 히라타 히데아키 교수는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며 "2023년과 2024년에는 전 세계 주택시장이 동시에 하강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