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1500건 아래로 떨어져
비중도 6.49%, 20개월만에 최저
최근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까지 집값이 내려가는 등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서울 거주자들의 아파트 원정 매입이 급감했다. 금리가 오르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7월 서울 거주자의 서울 외 지역 아파트 매입 건수는 1만5317건으로 집계됐다. 비중은 전국 아파트 거래량(20만5970건)의 7.43%이다. 부동산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며 집값이 치솟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3만7949건·8.77%)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59.63%, 비중은 1.34%포인트(p) 감소했다.
특히 7월 서울 거주자의 다른 지역 아파트 매입 건수는 1419건이다. 비중은 전체의 6.49%로 2020년 11월(6.26%)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이자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4월 8.19%를 기록한 이후 5월 7.70%, 6월 6.92% 등 3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월별 서울 거주자의 원정 매입 건수가 1500건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여덟 차례뿐이다. 2006년 1월(739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1464건)과 2009년 1월(1213건), 부동산 침체기였던 2012년 1월(1069건)과 9월(1499건), 그리고 2013년 1월(853건)과 올해 7월이다.
지역별로 보면 7월 서울 주민의 경기·인천 아파트 매입 건수는 762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13.58%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19.04%)과 비교하면 5.46%p 줄었다. 지방 아파트 매입 건수는 657건으로 비중은 4.32%다. 4월(5.17%)을 기점으로 5월 5.08%, 6월 4.97% 등 석 달째 줄어들고 있다.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고 집값 내림세가 뚜렷한 가운데,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원정 투자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정 매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는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위험성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다”며 “수요자들이 다른 지역에 가서 아파트를 사도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다 보니 거래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8월 29일 기준) 0.15% 하락했다. 5월 9일 조사에서 0.01% 떨어진 이후 17주째 내림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