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배달로 눈 돌린 운전자 재유인 할 것”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 매출이 두 배로 늘었지만, 투자한 다른 회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막대한 장부상 평가손실이 발생해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68억5000만 달러(약 8조675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줄어들었던 승차 수요가 늘고, 식당들이 다시 문을 여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음식 배달이 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우버는 “2분기에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EBITDA가 2억4600만 달러에서 2억7000만 달러 사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BITDA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준다.
또 “4월 차량공유 사업의 가치는 2019년을 넘어섰다”며 “올해 2분기에는 285억~29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매출 증가에는 차량공유 이용 금액이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차량공유 운전자가 부족해지면서 이용 금액이 기록적으로 올랐다. 우버를 비롯한 미국 차량공유업체인 리프트도 1년 내내 운전자 부족을 겪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핏데이터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까지 오르면서 차량공유 이용자에게도 유류할증료 부담이 더해지면서 평균 승차 비용이 상승했다.
우버의 올해 1분기 순손실은 59억3000만 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의 1억8000만 달러에서 약 58억 달러가 늘었는데, 대부분 우버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중국 차량호출 기업인 디디추싱, 동남아 음식배달 기업 그랩,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 이노베이션 등의 손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버의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가는 약 5% 정도 떨어졌다. 경쟁사인 리프트가 그 전날 예상보다 낮은 수익을 예측하면서 주가가 30% 이상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리프트는 “운전자 유치에 돈을 더 쓸 것”이라며 “그만큼 이번 분기 수익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버는 리프트와는 상황이 다르다. 우버는 “차량공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많은 돈을 쓸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음식 배달 사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다시 차량공유로 눈을 돌리도록 하는 게 더 낫다”고 설명했다. 차량공유 운전자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음식 배달로 전업한 사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우버는 당초 실적 발표를 4일 장 마감 후로 정했으나 리프트 주가 폭락의 여파로 대규모 매도가 우려됨에 따라 개장 전으로 옮겼다.
우버는 1분기 기록적인 음식 배달 예약 건수를 발표했다. 우버 이츠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지나면서 차량공유 사업보다 커졌다. 예약 건수도 차량공유 사업을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