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OCI머티리얼즈 인수]최태원 회장, ‘통신→반도체’ M&A에 속도… 다음 대상은?

입력 2015-11-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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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기업 인수합병(M&A)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그룹 내 통신 부문에서 CJ헬로비전 인수에 이어 OCI머티리얼즈 인수를 계기로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 복귀 후 두 건의 M&A에 이어 향후 신수종 사업 또는 에너지 등에서 M&A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 홀딩스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OCI가 보유한 OCI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4816억원(주당 9만3000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SK㈜와 OCI 양사는 이사회 결의 후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필요 절차를 거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OCI머티리얼즈는 1982년 설립된 특수가스 제조 회사로 2005년 OCI가 인수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태양광 전지 제조에 사용하는 가스를 제조하며 주요 생산품인 삼불화질소(NF3)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주요 거래처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2117억원, 영업이익은 264억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이 30%를 웃돌 정도의 알짜 회사다. 특히 중국이 반도체 산업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매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거래는 SK와 OCI그룹의 이해관계와 가격 조건이 맞아떨어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SK는 특수 가스 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으며, OCI는 태양광 사업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OCI는 앞서 지난 5월 태양광 사업 강화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OCI머티리얼즈의 매각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어 7월 OCI머티리얼즈의 본입찰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주가가 급등하면서 매각을 잠정 중단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가가 1조원 수준까지 치솟자 독일 린데와 칼라일, 프락스에어 등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들이 발을 뺐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하반기 들어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세 확장과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일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해 케이블TV 사업에 진출했으며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매물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SK텔레콤을 통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방송과 통신시장에서 무서운 파괴력을 발휘하게 된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유선통신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CJ헬로비전은 케이블방송시장에서 가입자 416만명(28%)를 보유한 1위 사업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케이블방송시장과 알뜰폰시장에서 선두기업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할 땐 날개를 달게 된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시장에서도 8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88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의 다음 M&A 행보로는 그룹 사업의 한 축인 정유 등의 에너지 부문이 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SK그룹은 최 회장 부재 시에도 SK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꾸준히 투자를 진행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월 미국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 2곳을 인수해 셰일 혁명의 본거지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SK종합화학이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 3200억원의 중간배당을 진행한 것도 M&A 행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건실한 자회사의 이익이 현금배당이라는 방법을 통해 SK이노베이션으로 모여 M&A를 위한 실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SK이노베이션의 현금자산은 2조7519억원이다. 여기에 SK종합화학의 현금배당을 더하면 현금자산 규모는 3조719억원으로 불어난다. SK이노베이션의 다른 자회사인 SK에너지, SK루브리컨츠도 배당을 하면 SK이노베이션의 현금자산은 4조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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