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시대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의 판매량이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국산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1~5월 월 평균 2516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4% 증가했으나 유가 하락이 본격화된 6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6~10월에는 월 평균 1927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유가가 급락했던 10월,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1842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하락했다.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1월 미국 시장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전년 동기(45만9569대) 대비 8.9% 감소한 41만8850대에 그쳤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는 2011년 27만대에서 2013년 50여만대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의 신장세가 꺾인 것이다. 유가가 계속 하락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친환경차의 매력이 떨어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투자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 추세 때문이다. 업계는 친환경차의 수요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이라며 시장을 낙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는 수년 안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데다 각국의 연비·매연 기준 강화 등이 예고돼 있는 만큼 친환경차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BMW는 자사 주요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다임러는 약 1380억원을 들여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생산을 늘리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토요타는 이달 초 신형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미라이’의 증산을 결정하는 통 큰 베팅을 했다. 토요타는 올해 약 700대의 미라이를 생산하고 2016년 2000대, 2017년 3000대로 점차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도 지난해 말 중장기 친환경차 청사진을 공개했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모델 수를 22개로 늘려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