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시대’ 빛과 그림자] 사업다각화로 정면돌파… 원가절감·체질강화

입력 2015-02-02 10:53 수정 2015-02-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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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정유·석화는 ‘생존 몸부림’

▲위부터 삼성물산 인도 Daicec 현장,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종합화학이 일본 JX에너지와 합작 투자한 울산아로마틱스(UAC), LG화학 오창공장에서 OLED조명 패널을 검사하는 연구원들.(사진=각사)
저유가 시대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건설과 정유, 석유화학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 업종의 대표 기업들은 사업 지역과 분야를 다각화하거나, 원가 절감에 힘을 쏟는 등 저유가 시대에 체질을 맞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저유가 시대가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로 최소 1년에서 길게는 3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동 산유국과 미국 셰일가스의 공급 경쟁, 그리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3%대 초반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데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국제유가 하락의 원인과 영향’ 보고서에서 석유시장 공급 과잉 지속과 달러화 강세 등으로 올해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연간 평균의 65.6% 수준에 불과한 배럴당 63.31달러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계는 저유가에 중동 등 해외건설 수주 여건이 악화되고,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가 하락에 중동 발주사의 사정이 여의치 않은 만큼, 특히 중동 건설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발주가 취소되거나 미뤄진 사례는 아직 없으나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중 중동 비중이 47.5%나 된다는 점에서 업계는 개연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저유가 시대가 예상보다 길어진다는 가정 하에 앞으로 건설사들이 얼마나 시장을 다변화하고 사업 영역을 고르게 가져갈 수 있는지,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물산은 중동 이외에 호주나 영국, 동남아 등 사업 지역이 다변화돼 있고 사업 영역 역시 플랜트뿐만 아니라 토목과 빌딩 등 국제 유가의 영향이 적은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존 사업 영역·지역 외에 미국이나 중남미 등 현지 거점 정도만 있는 지역에서 실제 수주를 따낼 수 있도록 해외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제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업계는 ‘생존’에 방점을 찍었다. 정유사들은 보유한 원유와 석유제품 등의 재고 자산을 평가하는데, 취득가보다 시장가가 낮아지면 자산가치가 줄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따라서 급격한 유가 하락이 달갑지 않다.

국내 정유4사는 본업인 정유 부문에서 지난해 2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정유사업 부진의 영향으로 원유 정제시설 가동 첫해인 1980년 이후 34년 만에 적자를 냈다.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상황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적정 재고를 유지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아울러 작년 말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코자 신성장사업 발굴 및 사업개발 등을 총괄할 PI실, CTO 신설 등의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유업은 저유가든 고유가든 공장을 멈출 수가 없기에 적정 재고를 유지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며 “비축의 의무와 운영 효율성 등 제반 여건을 다 고려한 최적의 운영을 통해 적정 재고를 유지하는 것이 저유가 시대에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올해 성장률 부진에 따른 수요 정체와 각종 세금 부담, 탄소배출권 거래제와 화학물질관리법 등 각종 환경 규제도 저유가 시대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석유화학협회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이 앞으로 2~3년간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LG화학은 저유가의 장기화 기조에 따라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가격 하락의 영향을 덜 받는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 여수 NCC 15만톤 증설을 비롯해 SAP(고흡수성수지),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차별화된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보·전자 소재 부문에서는 LCD용 편광판의 고부가 제품군을 확대하고, 중국 공장 증설과 가동률 상승 등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또 전지 부문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및 중국 고객 확대 등을 통해 모바일 전지의 수익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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