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중 관계가 심상치않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언론이 북한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중국 뉴스포털사이트 왕이는 중국의 대북원조 역사에 대한 기사를 통해 “반세기에 걸친 대북원조에도 북한인민이 여전히 굶주리고 있다”며 “중국의 원조는 다 어디로 갔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은 1949년 건국 직후부터 긴급식량지원을 시작으로 60년 넘게 북한에 식량, 원유, 금전을 지원해왔다. 1960년부터는 구소련이 대북지원을 줄이면서 사실상 중국이 대북지원 임무를 혼자 떠맡게 됐고 경제사정이 좋지 않았던 1970년대에도 대북지원을 꾸준히 이어왔다.
세계식량계획(WFP) 보고서에 따르면 1996~2009년 중국의 대북식량지원 규모는 345만t으로 전 세계 대북원조의 26.9%를 차지했다. 또 중국은 1991년부터 구소련을 대신해 거의 유일한 대북 원유공급 국가가 되면서 매년 50만t의 원유를 북한에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은 원조규모를 ‘기밀’로 분류하고 있어 중국의 전체적인 대북원조 규모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왕이는 “중국의 꾸준한 대북지원에도 북한의 식량난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이는 지원된 식량 등이 기아해소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 군대와 지도층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북한은 1978년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중국이 지원한 원조물량으로 김일성상을 만들었으며 당시 북한을 방문한 덩샤오핑 전 중국지도자가 이 때문에 불만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언론은 원래 중국은 제3자를 거치지 않고 바로 북한정부에 식량을 지원했으나 최근 들어 중국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을 WFP에 위탁하는 경우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원식량 전용문제 등을 이같이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다소 생소한 일이며 이는 최근 냉각된 북중 관계의 한 단면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최근 중국 신경보가 북한당국의 모순적인 대외 행보를 비난하며 북한에 대해 선(先) 핵포기를 강하게 촉구하는 정치평론가의 특별기고문을 게재해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