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회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서아프리카 5개국을 강타한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자 국제 고위급회의가 25일(현지시간) 개최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소집한 이날 회의에서는 사망자가 3000명에 육박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자 국제사회의 자원 동원과 공조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반 사무총장은 자신이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보건유지군’을 창설한 이유를 설명하고 국제사회에 에볼라 통제 노력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개막 연설에서 그는 “에볼라 피해국들이 절실하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지원이 부족했다”며 “유엔 산하 기금과 프로그램이 동원되는 총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 사무총장은 “지금 세계는 에볼라를 막을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지금이 국제사회가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그동안 에볼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미흡했고 앞으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신속하게 움직이지도 대응하지도 못했다”며 “우리가 하는 것과 마땅히 해야 하는 것 사이에 여전히 큰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에볼라는 우리가 투입하는 모든 것을 뛰어넘고 지금도 확산하고 있어 상당기간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에볼라 확산 저지, 감염자 치료, 구호 서비스 강화, 다른 나라로의 감염 예방을 위한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모색됐다.
지난주 반 총장의 구상에 따라 창설된 ‘보건유지군’을 유엔은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지역에 파견했다. 보건유지군은 200만 개에 달하는 개인용 응급구호 장비, 470대의 구급 장비 차량과 5대의 헬리콥터로 구성돼 유엔의 평화유지군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된다.
한편 세계은행은 서아프리카 감염국 지원에 1억7000만 달러(약 1774억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WHO의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에볼라로 6263명이 감염되고 291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