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자 신문에서 ‘몰락 앞의 탐욕(Greed before the fall)’이라는 제목으로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을 1명 머리기사로 다루면서 유씨 일가의 재산축적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유병언은 어린 시절 ‘미켈란젤로보다 뛰어난 조각가’를 꿈꾸다 고등학교에서 종교를 접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미국 선교사의 전도에 영감을 얻은 유병언은 카리스마를 갖춘 연설가로 구원파를 10만명에 이르는 거대 교회로 키웠다.
유병언은 교회 지도자에서 기업계 거물로 두 번째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1970년대 교회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현금을 이용해 회사를 잇따라 세웠다.
그의 일부 사업은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최근 수년간 유씨 일가는 자신들의 교리와 관련된 녹차제품이나 성도들의 몸을 청결하게 한다는 이유로 관장제품까지 팔았다고 NYT는 전했다.
유씨 일가는 탄탄한 혐금 동원력을 이용해 한국의 경제기적이 시작된 1980년대에 ‘미니재벌’로 성장했다. 스쿠알렌과 화장품, 자동차부품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도 다양했다.
1984년 독재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의 공장을 방문하면서 유병언 이름이 기업계에 알려지게 됐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그는 2년 후 정치적 커넥션을 이용해 유람선 운영권을 따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991년 오대양 사건과 관련해 구속되면서 거침없던 유병언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유병언은 1987년 발생했던 집단자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교회 신도들을 속여 돈을 기업자금으로 활용한 사실이 적발돼 4년간 감옥에서 지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유병언의 기업체들도 막대한 타격을 받았으나 그는 빠르게 손실을 회복했다. 유병언은 고의로 회사를 파산시키고 나서 정부가 채무 상당 부분 상환을 면제시켜주면 두 형으로 하여금 회사를 다시 사게 하는 방법을 썼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