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법원은 이날 전일에 이어 동성 결혼을 금지한 연방 법의 위헌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심리를 벌였다.
이번 심리의 핵심 쟁점은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이성 간 결합’이라고 규정한 1996년 결혼보호법(DOMA)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여부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발효한 이 법안은 동성 결혼 부부에게 연방 정부 차원의 복지 혜택 1000개 이상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원고인 에디 윈저(83)는 40년간 동거해온 테아 스파이어가 2009년 사망한 직후 36만3000달러의 연방 상속세가 부과되자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커플은 2007년 캐나다에서 결혼했다.
윈저 씨는 정상적인 부부라면 안 내도 될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은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은 결혼보호법 3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주재한 이날 심리에서 대법관들의 의견도 엇갈렸으나 9명 중 과반인 5명이 현행법의 합헌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연방 정부가 동성 결혼자를 지원하도록 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릴 공산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연방 정부가 게이(남성 동성애자) 커플에 대한 복지 혜택을 제한하는 것은 법적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 법은 결혼과 아동의 권리에 대한 정부의 전통적인 의무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일부 주에서 이미 합법화한 동성 결혼을 연방 법이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9개 주와 워싱턴D.C.가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대법원은 동성 결혼 찬반론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6월 말쯤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