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리카싱, 홍콩 부동산값 내리는 사연은?

입력 2013-03-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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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싱 청쿵홀딩스 회장. 블룸버그

아시아 최대 갑부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이 이끄는 청쿵홀딩스가 아파트 프로젝트 가격을 내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 회장은 전일 청쿵홀딩스의 실적 발표 자리에서 매출이 저조했다고 밝힌 뒤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구입할 수 없다. 이는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안정된 시장을 원한다”고 밝혔다.

청쿵홀딩스는 지난 2012년 허치슨왐포아 사업부를 제외할 경우 순이익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91억 홍콩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임대 수입 증가가 주택 판매의 감소에 따른 손실을 상쇄했다고 청쿵 측은 밝혔다.

이날 리 회장의 발언은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상업적인 부동산에 대한 규제 확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청콩은 지난달 아펙스호라이즌호텔 프로젝트 룸 360개를 14억 홍콩달러에 팔았다.

정부는 이와 관련 주거용이 아닌 호텔 룸을 매각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청쿵을 조사할 계획이다.

청쿵은 또 이달 업계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프로젝트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리 회장의 이같은 행보가 홍콩 부동산시장에 대한 과열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주택 가치가 향후 2년 동안 최대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이슨 칭과 토니 창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청쿵이 시장 상황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청쿵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주택 가격은 지난 4년 동안 2배 이상 뛰면서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공급 부족과 중국 본토 구매자들의 유입이 이어지면서 주택가격의 상승은 지속되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주택가격의 거품이 터지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주택구매 자체도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리 회장은 “최근 부동산 판매가 감소세를 나타냈다”면서 “정부의 억제 정책이 안정성을 제공하면서 토지와 주택 가격이 안정된다면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회장은 2차 대전 이후 플라스틱 꽃 공장을 설립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1967년 중국의 문화혁명 이후 부동산가격이 급락했을 때 홍콩에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 청쿵을 시가총액 340억달러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부동산 투자업체인 청쿵을 비롯해 통신업체인 허치슨왐포아·홍콩전력 등을 소유한 아시아 최대 재벌이다.

현지 언론은 리 회장의 과감한 결단에 주목하고 ‘슈퍼맨’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리 회장은 지난 2007년 중국증시의 버블을 예상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2008년 65% 하락했다.

리 회장의 순 자산은 268억달러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1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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