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시스코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시스코는 올해 전체 종업원의 14%에 달하는 1만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시스코는 다음달까지 7000명을 감원하며 조기퇴직을 통해 약 3000명을 추가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스코는 지난 5월 “감원을 통해 2012 회계연도(올해 8월~내년 7월)에 약 10억달러(약 1조6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렌 틸먼 시스코 대변인은 “다음 실적발표에서 해고 등 비용감축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코가 구조조정에 착수한 이유는 주니퍼네트워크, 휴렛팩커드(HP) 등 경쟁사들이 가격과 제품경쟁력을 앞세워 시스코의 주요 사업영역에서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브라이언 마셜 글리처앤컴퍼니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시스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통신 교환기와 라우터 등의 판매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시스코에는 여전히 많은 직원이 있다”면서 “시스코의 최근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스코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놓았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에 따르면 지난 1~3월 통신 교환기 시장에서 시스코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5.8%포인트 떨어진 68.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라우터 시장 점유율도 6.4%포인트 하락한 54.2%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시스코 매출이 전년보다 7% 늘어난 430억달러로 매출증가율이 전년의 11%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