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엽 국토내정자 산본 아파트도 다운계약서 의혹

입력 2011-05-24 15:08 수정 2011-05-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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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상대방 434만원 취득세 탈루 도와...강기갑 의원 지적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내정자가 거주중인 분당 고급빌라 외에도 기존에 살던 자신의 산본 아파트 매도 당시에도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집을 사고 파는 두차례 거래에서 모두 실거래가 보다 낮춰 신고하는 다운계약서로 세금을 탈루했거나 탈세를 도왔다는 것이다.

24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국토해양위원회, 경남 사천)에 따르면 권 내정자는 경기 군포시 산본동 아파트(126.83㎡)를 1996년 2억8000만원에 매입해 2005년 3억2500만원에 팔았지만 구청에는 2억1900만원으로 매매가를 낮춰 신고했다.

이에 따라 권 내정자의 산본 아파트를 구매한 상대방은 434만원의 취등록세를 '절세'할 수 있었다.

권 내정자는 이어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빌라(161.25㎡)를 2005년 5월 5억4250만원에 매입했으나, 분당구청에는 3억4400만원에 산 것으로 신고했다.

실거래가로 취등록세를 납부했다면 2224만원을 내야 했지만 매매가를 낮춰 신고한 덕에 800만원 가량 의 세금을 아꼈다.

권 내정자는 이에 대해 "당시에는 공시지가 이상으로만 신고하면 실거래가보다 낮춰 신고해도 위법이 아니었다"라고 국토부 해명자료를 통해 밝혔다.

부동산 매매시 공인중개사 뿐만 아니라 거래 당사자 양쪽 모두 실거래가격을 신고토록 한 부동산실거래가신고제는 2006년 1월1일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제도보다 앞서 시행된 주택거래신고제 대상에도 권 내정자의 매매계약은 포함되지 않는다. 권 내정자가 빌라를 사들인 분당은 아파트거래신고지역이기는 하나, 연립주택거래신고지역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산본의 경우 2005년 9월부터 아파트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됐지만 권 내정자는 이보다 약 3개월 앞서 아파트를 팔았다.

결과적으로 위법 행위는 없었다. 그러나, 집을 팔고 사면서 거래가보다 낮춰 신고해 세금을 절약한 셈이다. 문제는 권 내정자가 당시 국토부의 전신인 건설교통부 주택국장이었다는 점이다.

강 의원측에 따르면 당시 건교부는 2004년 3월 주택거래신고제를 시행하면서 정부합동조사반까지 구성해 실거래가 허위신고를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불법이 아니었다고 해도 실거래가 신고정책을 주도한 정책 책임자가 정작 자신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은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하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당시 실거래 의무는 없었다고 하지만 주택거래신고제를 입안했던 정책책임자로서 너무나 비겁한 변명"이라며 "결과적으로 1200만원 가량의 세금을 탈루하거나 탈루를 도왔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불법적인 계약이 아니다. 해명의 필요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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