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꺼리며 중국이 수주 성공
“큐맥스급 발주 늘어날 것…피하면 수주 악영향”
국내에선 한화오션이 큐맥스 수주 가장 적극적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주력 LNG 운반선 대비 더 큰 크기인 '큐맥스(Q-Max)'급 발주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 중에선 한화오션이 큐맥스급 수주에 적극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가 최근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 후동중화조선과 큐맥스급 LNG 운반선 18척에 대한 약 60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올 초만 해도 8~10척 정도 계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수주 물량이 2배 가량 늘어났다.
큐맥스급은 26만 제곱미터(㎡) 이상의 LNG 선박을 뜻한다. 이는 지난 몇 년간 LNG 운반선 발주 물량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17만4000㎡급 선박보다 50%가량 크다.
큐맥스급은 크기 문제로 전 세계 20~30%의 LNG 터미널에 정박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기존 17만4000㎡급 선박보다 한 번에 더 많은 운송이 가능해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이에 카타르 측에서는 향후 있을 LNG 운반선 추가 발주에서도 큐맥스급을 더 원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카타르 측은 국내 조선사에 먼저 큐맥스급 건조를 문의했다. 그런데도 중국 조선사가 이번 물량을 수주한 것은 국내 조선 3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 3사 입장에서는 큐맥스급 1척을 건조하는 것보다 기존 17만4000㎡급 선박을 2척씩 병렬 건조하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좋다. 조선 3사는 17만4000㎡급 선박을 대당 약 2억3000만 달러에 계약했고, 후동중화조선은 큐맥스급을 대당 약 3억1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물론 업계는 국내 조선 3사가 앞으로도 큐맥스급 건조를 지금처럼 고사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LNG 업계 큰손인 카타르 측의 큐맥스급 발주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큐맥스급 건조에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향후 대규모 발주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조선 3사 중 큐맥스급 선박 수주에 가장 전향적인 곳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 측은 “카타르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추가 수주 문의를 진행 중”이라며 “큐맥스급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에 임하고 있으며, 올해 중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큐맥스급 건조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조선사 관계자는 “업체마다 협상 전략은 다르지 않겠느냐”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한 협상을 통해 수익성 높은 수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