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수술 일부 차질…“전공의 공백 길어지면 도리 없어”

입력 2024-02-20 15:28 수정 2024-02-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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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담당 외래 정상 운영…응급실·중환자실 유지 총력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의료진이 들어서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의료진이 들어서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대학병원들이 긴장 상태다. 전공의는 수술과 당직 등 치료 과정 중 상당 부분을 맡고 있어, 당분간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20일 병원가에 따르면 이날부터 일부 전공의들이 근무를 중단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결정에 따라 전공의들은 19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날 오전 6시부터 모든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 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과 레지던트 의사들이다. 의과대학 졸업 후 국가고시를 통과해 일반의 면허를 가지고 있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병원 가운데 이른바 ‘빅5(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로 불리는 병원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전체 전공의 인력의 대부분이 이들 5개 병원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은 221개로, 약 1만3000명의 전공의가 근무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빅5에 근무 중인 인원은 2745명으로 전체의 21%를 차지한다. 빅5병원의 전공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우려된다. 교수와 전임의(펠로우)까지 포함하면 5개 병원에 근무 중인 총 의사 수는 7042명으로, 이 가운데 전공의가 39%에 달한다.

병원들은 위급한 수술을 우선으로 진행하며 대응하고 있다. 당장 하지 않아도 환자의 생명에 지장이 없는 수술부터 뒤로 미뤄졌다. 급성기 환자들을 위한 시설은 정상적으로 운영하도록 잔류 인력을 투입 중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반드시 오늘 해야 하는 수술이 아니라면 연기하고 있지만, 환자가 위중하고 수술이 시급한 경우 문제없이 진행하도록 조율하고 있다”라며 “중환자실과 응급실은 평상시와 같이 운영을 유지하도록 최대한 인력을 투입 중”이라고 말했다.

외래 진료와 검사 등 일상적인 업무는 당분간 정상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수와 전임의들이 진료를 담당하고, 이밖에 간호 및 의료 인력들도 정상 근무 중이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과별로 상황이 다르겠지만, 교수와 전임의들은 정상 근무하고 있어 외래 진료와 검사에 큰 차질이 없다”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업무에 모두 복귀하지 않는다면, 현재 연기된 입원과 수술이 재개되는 날은 장담할 수 없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예정돼 있던 수술 중 현재까지 약 30% 정도는 연기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수술을 일정 기간 뒤로 미루고, 전공의들의 복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지연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요 대학병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로 위태로운 실정이다. 병원들은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고려대의료원 관계자는 “외래는 교수들이 있어 가능하지만, 수술은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전공의들의 근무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도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가용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면 기본적인 병원 운영이 가능하지만, 전공의의 빈자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과반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라 운영에 차질이 없을 수는 없다”라면서도 “과별로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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