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소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홈술·고물가 영향에 따라 편의점에서 페트 소주 매출이 처음으로 병 소주 매출을 넘어섰다.
14일 편의점 CU의 5개년 소주 매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소주 매출에서 페트 소주 비중은 50.2%로 병 소주(49.8%) 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페트 소주의 매출 비중이 병 소주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도별 변화 추이를 보면, 페트 소주는 2019년 30.4%, 2020년 31.3%로 병 소주 대비 매출이 현저히 적었다. 하지만 2021년 44.2%, 2022년 47.0%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병 소주는 2019년 69.6%, 2020년 68.7%로 압도적인 매출 비중을 보였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 비중이 줄어들면서 2021년 처음 60%대 점유율이 무너졌고 지난해엔 40% 후반대까지 내려 앉았다.
특히 페트 소주가 전체 소주 매출도 견인했다. 실질적인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페트 소주는 2019년 대비 2023년 무려 158.0% 올랐으나 병 소주의 경우 같은 기간 27.1%에 오르는 데 그쳤다.
이같은 현상은 소비자들의 구매 및 음주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무겁고 깨질 위험이 있는 병 보다 재활용이 간편한 페트 소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것도 최근 페트 소주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CU에서 판매 중인 페트 소주(640㎖)를 100㎖ 당 단가로 환산하면 516원인 반면 병 소주 (360㎖)는 100㎖당 528원이다. 페트 소주가 병 소주에 비해 용량도 큰 데에다가 가격까지 저렴한 셈이다.
이승택 BGF리테일 주류팀장은 “최근 물가 인상으로 음식점의 소주 가격이 6000~7000원대로 치솟으며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자 홈술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해 편의점 페트 소주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 병 소주의 대표성이 깨지면서 이러한 구매 변화에 따라 빠르게 상품 변화를 시도해 고객 편의와 점포 매출 향상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