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첫 출시 후 20년간 히트텍은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습니다.”
유니클로의 한국 사업을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이하 에프알엘)의 김경진 상품계획부문장은 15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히트텍 출시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고객 의견을 반영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소위 ‘노재팬(No Japan,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사업 철수까지 검토했던 에프알엘은 히트텍 20주년을 기점으로 한국 시장에서 다시 파이를 키우려는 모습이다.
히트텍은 몸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극세섬유가 흡수, 열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 적용된 기능성 흡습 발열 의류다. 유니클로가 세계적인 화학기업 도레이(Toray)와 공동 개발해 2003년 처음 선보였다.작년 기준 약 15억 장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유니클로가 진출한 26개 국가에서 인구 3명 중 1명은 히트텍을 구매한 셈이다.
김 부문장은 “출시 당시 이너웨어=면 100%가 공식이었는데, 다른 소재의 히트텍이 소비자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면서 “두껍지 않은 소재로 활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이너웨어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20년간 지속적인 상품 개발, 제품군 확대에 맞춰 히트텍 소재를 다양하게 발전시켜왔다. 특히 보온력의 비결은 머리카락 10분의 1 굵기로 편직해 만든 마이크로 아크릴 섬유다. 이 섬유 사이에 에어포켓을 만들어 피부 주변의 따뜻한 공기 분출을 막는 원리다. 심효준 에프알엘 품질관리팀 매니저는 “과거보다 섬유 자체가 더 얇아지고, 에어포켓 밀도를 높이면서 기능성이 향상됐다”며 “착용 시 더 부드러우면서 전체적으로 얇지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히트텍 출시 10주년이 된 2013년, 오리지널 제품 대비 1.5배 보온성이 높은 ‘히트텍 엑스트라 웜’을 출시했다. 2016년에는 오리지널 히트텍 대비 2.25배 보온성이 높은 ‘히트텍 울트라 웜’을 출시해 총 3가지의 히트텍 라인업을 완성했다.
2021년엔 또 혁신을 했다. 몸에 닿는 부분을 100% 코튼으로 사용한 ‘히트텍 코튼’을 출시, 일상에서 착용하기 편한 캐주얼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타사 패션 브랜드·디자이너와 협업 컬렉션도 선보이고 있다. 유니클로는 ‘히트텍=내복’이란 고정관념을 깨겠다는 각오다. 이너웨어에서 캐주얼웨어, 청바지, 양말, 장갑, 스카프까지 제품군을 확장, 히트텍을 현대인의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와 노재팬 영향으로 추락했던 매출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하지만 에프알엘 관계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일본에서 태동한 브랜드임을 상기시키거나, 노재팬 이후 실적 관련 질문에는 일체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