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책 모색' 화장품 빅2 "브랜드 재단장ㆍ유통사 협업"
중국 정부의 한국인 단체관광 허용에 이어 인천항~중국 도시 연결 국제여객선 운항까지 재개됐지만 화장품 업계의 고심은 깊다. 이전만큼 대(對) 중국 실적을 회복할 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면세품 규제 강화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매출 확대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비관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23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한중 여객선은 인천~칭다오, 인천~웨이하이, 인천~스다오 항로가 재개돼 승객 운송이 시작됐다. 여객선에 타는 승객 중 상당수는 따이궁(보따리상)이다.
웨이하이 항로의 경우 13∼17일 3차례 운항 때 평균 120여명의 승객이 승선했는데 이 중 30%인 40명은 중국 국적의 보따리상이었다. 스다오 항로 여객선도 22일 첫 운항 승객 370명 중 100여명(27%)이 보따리상으로 추산됐다. 10월까지 옌타이, 롄윈강 등 중국에 오가는 5개 항로 운항이 재개되면 한국에 오는 보따리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따이궁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재개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특히 코로나19로 중국 매출이 급감한 K화장품 빅2인 LG생활건강(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아모레)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따이궁 수요가 늘어날 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따이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따이궁의 경우 한국에서 산 물건을 중국에서 팔아 차액을 챙기는데, 2019년 전자상거래법 시행으로 세금 납부 의무를 지게 됐다. 차액의 규모가 크지 않아, 세금을 낼 경우 수익이 줄어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한중카페리협회에 따르면 최근 한중 항로 재개 이후에도 코로나19 이전처럼 따이궁이 물품을 대량 운반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강화한 데다 코로나도 겪으면서 따이궁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고 업종 전환을 한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당분간 대 중국 매출 증가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생건과 아모레는 각자 복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주요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유통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전보다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LG생건은 중국 내 스테디셀러 브랜드 '후'의 효능을 개선하고 ‘숨 37℃’은 재편을 통해 MZ세대까지 고객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내 생활용품(HDB)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오프라인 채널은 물론 온라인 플래그십 플랫폼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모레도 주요 유통사들과 연계해 중국 수요 잡기에 나선다. 아모레 관계자는 "주요 유통사ㆍ여행사와 연계해 상품을 개발하고 중국인 대상 프로모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