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서비스 제공 업계도 인기
언어와 문화적 충돌이 기업 선결 과제
미쓰비시전기는 지난달 해외 현지법인과 본사 간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리모트 워크’ 제도를 마련했다. 온라인을 통해 해외 법인 직원의 일본 본사 근무와 본사 직원의 해외 근무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신설 제도의 대상 업무는 마케팅이나 인사 등 경영관리 부문이다. 이를 통해 육아 등 가정생활로 해외 법인으로 나갈 수 없는 직원은 관련 업무를 국내에서 할 수 있게 됐다. 또 해외 법인에 소속된 직원을 본사 근무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기업은 국내 인재 유치 어려움을 해소했다.
이 제도의 문제가 있다면 시차다. 그러나 미쓰비시전기는 원칙적으로 근무 시간대를 바꾸지 않기로 했다. 시차를 고려하다 보면 업무 시간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일본과 7시간 시차를 둔 독일에서 회의가 열릴 땐 양국 모두 업무 시간인 독일 오전 9시, 일본 오후 4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일본 자동차부품 대기업인 야자키총업은 인공지능(AI)이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맞아 관련 신규 사업 개발에 프리랜서 수십 명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조사와 사업전략 수립을 맡는 전략 컨설턴트와 서비스 전개에 필요한 정보 네트워크 시스템을 기획·설계하는 시스템 컨설턴트, 클라우드 설계를 맡는 클라우드 엔지니어 등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프리랜서는 인력 서비스 제공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영입한다.
수많은 산업 중에서도 인력 채용에 애를 먹는 분야가 바로 IT다. 지난해 일본 총무성이 발간한 정보통신백서에 따르면 디지털화 추진에 있어 업계 장벽으로 ‘인재 부족’을 꼽은 일본 기업은 전체 67.6%에 달한다. 중국과 독일 기업도 50%대를 기록했다.
전문직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인력서비스 업계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9년 창업한 미국 노무·인사 관리 기업 ‘딜(Deel)’이 대표적이다. 딜은 노동규칙과 세제, 통화 등 국가와 지역마다 다른 법률적 사항들을 검토하고 기업의 보수와 지급 업무를 대행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150개 넘는 국가와 지역에서 사용 중이며 기업은 15만 명 넘는 원격근무 희망자를 관리하고 있다.
3월 말 일본증시에 상장한 액시스컨설팅도 대표적인 수혜기업이다. 이 기업은 언급했던 야자키총업처럼 프리랜서를 구하는 기업들에 인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문성 있는 인재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개인이 보유 기술을 기업에 제공한 후 대가를 얻도록 중개하는 이른바 ‘스킬쉐어’ 업무도 병행한다.
다만 국경을 초월하는 인력 시장엔 언어 능력과 문화적 다양성에서 비롯하는 의견 충돌 등의 과제도 있다. 닛케이는 “일본의 경우 기업이 국경을 넘어 인재를 찾으려 할 때 곳곳에서 일본식 관행이 벽이 되곤 한다”며 “인구감소를 극복하려면 기업의 자체 개혁이 선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