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택배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나머지 택배사들도 인상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진택배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당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택배요금을 평균 122원 올리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은 유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택배비를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유가와 인건비 등 급격한 원가 상승 부담을 해소하고 작업환경 개선과 미래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내년 1월부터 평균 122원 인상하기로 했다"며 "고객사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월 A타입 택배요금을 250원 인상했고, 올해 1월에는 50원을 더 올렸었다.
이번 인상은 물량 5만 개 이상을 거래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 기업 고객에 적용한다. 택배 크기 분류에 따라 A타입(80cm·2kg 이하)은 1900원에서 2000원으로 5.3% 오른다. A타입 택배는 전체 물량의 80%에 해당한다. B타입(100cm·5kg 이하)은 2300원에서 2500원으로 8.7% 인상된다. C타입(120cm·10kg 이하)은 2750원에서 3050원으로 10.9% 오른다. CJ대한통운은 고객사와 협의해 택배요금 최종 인상률을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물류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택배비를 인상하면서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덩달아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두 택배사는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 택배사 관계자는 "택배사들 대부분이 기업고객인데, 택배비를 인상하기 전에 이미 몇 년 주기로 택배비 단가를 이미 맞춰놓고 계약하기 때문에 회사별로 그 시점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1위 업체가 올리면 나머지 택배사들도 함께 흐름을 타기도 했지만, 서로 상대하는 기업 고객마다 요구가 다르고, 계약 기간 종료 시점도 다르므로 그 시점에 맞춰서 보통 택배비 단가를 맞춘다"라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지난해 3월 기업고객 운임을 150원 올렸었다. 같은 해 7월부터는 한진도 기업고객 택배 단가를 170원 인상했다. 특히 지난해 1월 택배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면서 가격 인상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많고, 기업별로 계약 기준 시점이 있어서 그에 맞춰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택배사 관계자는 "택배사마다 인상 기준이 분명히 있는데,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모두 택배사들의 고객인 만큼, 애초 계약했던 시점이 종료될 때 단가 인상을 협의한다"며 "특히 고객 기업마다 계약기간도 달라서 이번처럼 CJ대한통운이 올린다고 다 같이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