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바이러스를 발견한 세계적인 의학연구자 고(故)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유행성 출혈열 예방백신과 진단 키트를 개발해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데 기여한 故 이호왕 교수를 국립묘지 안장 대상으로 결정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보훈처에 따르면 국립묘지 안장대상 여부를 심의·결정하는 국가보훈처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는 4일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 따라 국가사회공헌자로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것이다. 보훈처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고인의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지난달 5일 향년 94세로 별세한 이호왕 명예교수는 에이즈, 말라리아와 함께 세계 3대 전염성 질환으로 알려진 유행성 출혈열(한국형 출혈열)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1980년에는 이들이 포함되는 새로운 속(생물분류체계)인 ‘한타바이러스’를 제정했다. 한국인이 발견한 최초의 병원미생물로, 이 명예교수의 연구 업적은 세계적으로 인정되어 현재 모든 의학 및 생물학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특히 이 명예교수는 병원체 발견에 이어 1989년 진단법 개발, 1990년 예방백신(한타박스)를 개발한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의학연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한타박스는 우리나라 1호 신약이다.
이호왕 명예교수는 1982년 세계보건기구 신증후출혈열연구협력센터 소장, 2000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9년 미국 최고민간인공로훈장, 1987년 인촌상, 1992년 호암상, 1995년 태국 프린스 마히돌상, 2001년 일본 니케이 아시아상, 2002년 과학기술훈장 창조장(1등급), 2009년 서재필의학상, 2018년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로 추대됐으며, 2002년 미국 학술원(NAS) 외국회원, 2009년 일본 학사원 명예회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