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 핵심 공급망 형성 대만, 배터리까지 넘봐
세계 최대 전자제품 수탁생산업체이자 애플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이 자사 본거지인 대만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폭스콘은 최근 전기차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대만에 첫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폭스콘은 대만 남부 도시인 가오슝에 배터리 생산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짓기 위해 약 2억 달러(2566억2000만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폭스콘은 이날 가오슝에서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곳에서 폭스콘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한다. 2024년 배터리 셀 생산 테스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FP 배터리는 양극재로 인산철을 사용하는 배터리로 다른 리튬 계열 배터리에 비해 발열성이 낮아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폭스콘은 최근 몇 년 동안 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산업으로의 확장을 시도해왔다. 폭스콘 모회사 훙하이정밀공업의 류양웨이 회장은 “대만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해왔다.
대만은 이미 세계 반도체 시장의 공급망으로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더해질 경우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업계 전망도 나오고 있다.
류 회장은 공장 기공식에서 “원자재 채굴 단계인 업스트림, 배터리 셀 등 중간재 생산 단계인 미드스트림 그리고 최종 배터리 제품 완성 단계인 다운스트림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배터리 공급망을 현지화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폭스콘은 지난해 대만 자동차 제조업체와 함께 전기차 시제품을 선보였고, 올해 3월엔 폭스콘이 주도하는 개방형 플랫폼에 의해 설계된 전기버스 출하를 시작했다.
폭스콘은 해외에도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최근에는 자금난으로 폐업 위기에 처한 미국 전기 픽업트럭 제조업체 로즈타운모터스의 미국 오하이오 자동차 공장을 인수했으며, 전기 스쿠터 제조사인 대만 고고로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전기차와 배터리 셀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폭스콘은 2027년까지 연간 300만 대의 전기차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 회장에 따르면 이는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10%를 차지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