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잇따른 인출 중단에 시총 1조 달러 밑돌아…국내 비트코인 가격 3000만원선 붕괴

입력 2022-06-14 16:07 수정 2022-06-1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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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시우스 ‘뱅크런’에 극단적 대응, 시장 공포 증폭
비트코인 미국서 한때 2만1000달러선 무너지기도
가상자산 억만장자 재산 1140억 달러 증발

▲사진은 미국 달러 지폐와 비트코인 모형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미국 달러 지폐와 비트코인 모형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인플레이션 쇼크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소용돌이에 빠진 가운데 가상자산(가상화폐)은 더 크게 요동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이날 한때 1조 달러(약 1287조 원)를 밑돌았다.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로, 최근 고점인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약 70%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시총이 3조 달러를 웃돌았다.

가상자산 상위 100개를 추종하는 MVIS크립토컴페어 디지털자산100지수도 한때 17% 폭락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가상자산 대표 격인 비트코인은 장중 14% 폭락하며 2만1000달러 선마저도 붕괴했다. 이후 2만200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비트코인 역시 6만7802.2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1월에서 7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1년 6개월 만에 3000만원 선이 무너졌다. 빗썸과 업비트 등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4일 오후 3시 40분 기준 2900만원 선에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2700만원 대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젭페이의 니르말 랑가 기술분석 책임자는 “주식과 가상자산 등 모든 게 불타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과매도 상태인 것으로 보이며, 시장에 두려움과 불확실, 의심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는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는 소식에 시장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업계의 인출 중단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앞서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13일 기술적 이유로 3시간 넘게 인출을 중단한 데 이어 가상자산 대출기업 셀시우스도 인출을 중단했다. 바이낸스는 사소한 하드웨어 오류 때문이라고 설명했가. 그러나 셀시우스는 ‘뱅크런’ 사태를 인출 중단 이유로 꼽아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셀시우스는 “극단적인 시장 상황으로 인해 모든 인출과 가상자산 간 스와프, 계정 간 이체 등을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지난달 기준 셀시우스는 110억 달러 상당의 이용자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발키리인베스트먼트의 공동 설립자인 스티븐 맥클러그와 레아 왈드는 “셀시우스의 인출 중단과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 붕괴 등 일련의 사건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두려움과 신뢰 부족을 불러일으킨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의 안정과 회복을 뒷받침할 펀더멘털이 보이지 않는다”며 “앞으로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고 회복은 그 이후”라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대표적인 옹호론자이자 억만장자들의 순 자산도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다. 여기엔 갤럭시디지털홀딩스 설립자 노보그라츠와 바이낸스 설립자 자오창펑, 가상자산 플랫폼 FTX의 CEO 뱅크먼 프라이드 등이 포함됐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지난해 고점을 찍었을 당시 억만장자 상위 7명의 순 자산은 145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후 이날까지 1140억 달러가 증발했다. 그중 가장 손실 폭이 큰 인물은 자오 바이낸스 설립자로, 1000억 달러에 근접했던 그의 자산은 현재 100억 달러를 간신히 넘는다.

블룸버그는 “가상자산 열풍은 소수의 가상자산 옹호론자들을 억만장자로 만들었지만, 이제 그들은 본인들의 자산이 놀라운 속도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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