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대란’에 인도 ‘밀’ 수출 금지…라면·치킨 가격도 불안불안

입력 2022-05-15 17:00 수정 2022-05-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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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진열대 모습.(연합뉴스)
▲25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진열대 모습.(연합뉴스)

인도가 밀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치킨·라면 등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중단 조치로 크게 뛴 식품 원재료 가격 오름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식품·외식업체들은 "(인도의 밀 수출 중단 조치가) 하반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은 밀 국제 가격 상승과 자국 내 이상 고온으로 올해 말 작황 부진이 예상됨에 따른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화할 경우 국제 밀 수급 및 가격에 미칠 영향이 작지않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식품유통 업계의 경우 밀가루는 미국·캐나다·호주산을 주로 쓰고 있다. 팜유는 말레이시아산을 사용한다.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팜유, 밀 수출 중단의 직접적 악영향은 제한 적인 것이다. 걱정스런 것은 두 나라의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다. 국제적 수급 불안이 일어나 밀과 팜유의 가격 상승 압박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식품업계는 부랴부랴 가격인상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5년 만에 ‘백설 올리브유’ 500㎖ 가격을 9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15.8% 인상했다. 오뚜기 ‘콩기름 100%’ 900㎖는 1년 전 2980원에서 4050원으로 35% 급등했다. 식용유 사용이 많은 농심과 오뚜기, 삼양라면 등 주요 라면 업체도 지난해 연말부터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스낵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농심은 3월 새우깡과 양파링 등 스낵 22개 제품 가격을 평균 6% 올렸고, 해태제과는 5월부터 구운감자와 허니버터칩 등 8개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인상했다. 롯데제과의 빼빼로와 빈츠 가격도 지난달 각각 200원, 400원 인상됐다. 치킨 업계의 경우 교촌치킨과 bhc에 이어 BBQ도 이달부터 제품 가격을 품목당 2000원씩 올리기로 했다.

문제는 하반기 가격 흐름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원부재료 단가 상승시 2~3년 연속 가파른 가공식품 물가 상승이 발생한 만큼 현재와 같은 곡물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작년 하반기에 가격 인상을 주도했던 주요 식품업체들이 올 하반기에도 다시 한번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장 자영업자들이 공급받는 식용유값(18ℓ)은 지난해 2만5000원 내외였지만, 최근 6만 원 수준으로 뛰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는 최근 사재기를 막기 위해 일부 식용유 제품에 1인 구매 제한을 적용하기 까지 했다. GS25도 이 날부터 백설 식용유 500㎖ 등 4종의 식용유 제품에 대해 편의점 한 점포당 하루 발주 가능 개수를 4개로 제한했다.

농식품부는 팜유와 밀 가격 불안에 대해 최근 원재료 및 식품업체 원료 구매자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고, 사료곡물 대체 원료 할당 물량을 늘려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인도 밀 수출 금지가 국내 단기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 국내 영향 최소화를 위해 업계·전문가 등과 협력해 국제 곡물 시장 점검과 단기·중장기 대책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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