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와 동반 약세 흐름
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은 글래스노드의 데이터를 인용해 비트코인이 지난해 11월 최고점 대비 55% 가까이 하락, 현재 보유자의 40%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6만9000달러(약 8800만 원)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1월에 투자에 나선 단기 보유자들만 따로 떼놓고 보면 이 비율은 훨씬 더 높아진다. 지난달에만 전체 비트코인 지갑의 15.5%가 미실현 손실 상태에 빠졌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은 기술주 중심의 미국증시 나스닥 지수와 상관관계를 보이며 동반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P500지수도 이날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4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가상자산이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이라고 주장하는 업계 옹호자들의 주장이 무색해지게 됐다고 CNBC는 지적했다.
가상시장의 매도세가 커진 가운데 더 높은 수수료를 물더라도 빨리 처분하려는 투자자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노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온체인(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모든 전송 내역을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방식)’ 거래 수수료 총액이 지난주 3.07비트코인에 달했다. 이는 데이터 세트에 기록된 최고액이다.
보고서는 소액투자자에서부터 고액 투자자를 이르는 ‘고래’ 투자자 모두 보유 추세가 최근 꺾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진 지난주에만 31억5000만 달러어치의 가상자산이 주요 거래소 안팎을 이동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1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규모라고 CNBC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펀드스트래트글로벌어드바이저는 약 2만9000달러를 비트코인 바닥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10% 이상 급락해 3만1000달러 선이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