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외부와의 단절로 인해 일반인에 대한 신뢰 정도인 '대인 신뢰도'와 위기 시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는 전년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통계개발원은 1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 삶의 질 2021' 보고서를 발간했다.
먼저, 대인 신뢰도는 2020년 50.3%로 전년보다 15.9%포인트(P) 급락했다. 대인 신뢰도는 2013년 72.2%에서 2017년 65.3%까지 떨어진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가 2020년 50.3%로 줄었다. 대인 신뢰도의 급격한 악화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인들 간의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고, 타인으로부터 전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 상황 시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도 2021년 34.1%로 2019년(27.7%)보다 6.4%P 증가했다. 사회적 고립도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의 관계가 축소되고 제한됨에 따라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60대 이상에서는 41.6%를 기록했다.
코로나19는 국민의 여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비율은 24.1%, 평균 관람횟수는 4.5회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66.2%, 8.4회)보다 절반가량 감소했다. 1인당 국내 여행일수도 2020년 5.81일로 전년 대비 절반가량 쪼그라들었으며, 국내 관광 여행 경험률은 2020년 75.5%로 전년 대비 9.5%P 줄었다.
소득·소비·자산 영역에서는 2020년 1인당 국민총소득이 3513만 원으로 전년(3528만 원)보다 약 15만 원 정도 줄며 0.4%의 감소율을 보였다. 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도 2020년 200.7%로 전년(188.2%)보다 12.5%P 증가했다. 같은 해 OECD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한국보다 가계부채비율이 높은 국가는 덴마크(258.6%), 노르웨이(246.0%), 네덜란드(230.4%), 스위스(221.8%)뿐이다.
주거 영역에서는 2020년 주택임대료 비율이 16.6%로 2019년보다 0.5%P 증가했다. 주택임대료 비율이 높을수록 주거비 부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이 소유한 주택에 사는 가구인 '자가점유가구' 비율도 2020년 57.9%로 전년 대비 0.1%P 감소했다.
2020년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1점으로 전년보다 0.1점 올랐다. 다만 2018~2020년 기준으로 보면 5.8점으로 OECD 37개 회원국 평균(6.7점)보다 0.7점 낮은 수준이다. 이 기간에 한국보다 만족도가 낮은 국가는 터키(4.9점)와 그리스(5.7점)밖에 없다.
삶의 만족도는 남녀 모두 6.0점으로 성별로 차이가 없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5.7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소득 수준으로 보면, 월 100만 원 미만 저소득층의 만족도는 5.2점인데 비해 6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은 6.2점으로 1점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