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13일(현지시간) 폴란드 국경 인근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인근 군 시설에 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르비우는 서부의 핵심 도시로 폴란드 국경까지 약 60km에 불과하다. 그동안 이 지역은 러시아군의 시야에 닿지 않았으나, 러시아는 서부 군사 거점으로까지 공격 대상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NYT에 따르면 일요일인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포함해 전역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르비우 군 당국은 러시아가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군사 훈련소에 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야보리우 지역에 있는 국제평화유지안보센터(IPSC)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군대, 특히 평화유지 임무를 위한 훈련소로, 최근까지 미군이 우크라이나군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곳은 또 수 천 명의 민간인이 폴란드로 피난하는 길목이다. 사상자는 아직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전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수송하는 미국 유럽 국가의 차량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세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르비우 군 당국의 발표에 앞서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르비우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폴란드와 가까운 르비우는 우크라이나 국내 각지에서 온 피난민이 모였으며, 수도 키이우 등 전선으로 지원 물자를 보내는 거점이다.
현지 특파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는 러시아군이 주로 북쪽과 동쪽, 남쪽을 공격했지만, 최근에는 중부와 서쪽으로도 공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일에는 북서부 루츠크와 서부 이와노 프랑코브스크의 공군 기지가 포격을 받았다. 군사 거점을 완전히 파괴해 우크라이나의 제공권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보인다. 12일에는 수도 키이우 남서쪽에 있는 공군 기지도 미사일 공격으로 완전히 파괴됐다.
현지 당국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휴전 요청을 거부하자 일요일 아침에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약 25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인근 국가로 피신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폴란드로 대피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은 13일 독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되면 전쟁범죄가 될 것이지만, 러시아는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정당화 구실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