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가 성년이 되면서 그의 부모들도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툰베리의 아버지는 당장 올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자회의(COP26)에 딸과 함께하지 않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각) “그레타가 어른이 되면서 3년간 그의 환경운동을 뒷바라지한 아버지가 일상을 되찾았다”고 보도했다.전 세계를 누비며 환경운동을 벌여왔던 그레타의 곁엔 항상 그의 아버지, 스반테 툰베리(52)가 함께 했다. 그런데 그레타는 더 이상 성인의 보호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
올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도 처음으로 함께 하지 않았다. 물론 기차표는 아버지 스반테가 예매했다.
스반테는 2003년생 스웨덴 출신으로 전직 배우이자 음반 제작자로 과거 환경운동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레타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부모님은 내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알려주기 전까지 환경운동과 거리가 먼 분들이었다”고 말했다.
스반테가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딸 그레타 때문이었다. 그레타는 11세 때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몇 개월간 식사를 거부하고 대화를 하지도 않았다. 이후 그레타는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스반테는 딸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시도했다.
딸을 위해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갖기는 했지만 막상 10대 환경운동가의 부모로 사는 일은 쉽지 않았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그레타가 탄소를 배출하는 비행기 여행에 거부감을 보이자 스반테는 가족 여행을 위한 비행기 탑승도 중단했다. 또 SUV를 타고 싶었지만 전기차를 선택해야했다. 2017년부터는 육류 섭취도 포기했다.
그레타가 15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투신하면서 스반테도 더욱 바빠졌다. 활동차 ‘해외 출장’이 잦은 딸의 로드 매니저를 전담했기 때문이다. 2019년엔 스웨덴에서 미국 뉴욕의 유엔 기후 컨퍼런스에 갈 때 대서양을 돛단배로 건너겠다는 딸을 위해 배를 탔다. 스반테는 WSJ 인터뷰에서 “폭풍우가 치는 배에서 ‘어쩌다 이렇게 됐지’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레타에게 “분노조절 문제에 신경을 써라”라는 막말성 트윗을 날린 뒤에는 딸의 안전 문제로 고심하기도 했다. 당시 스웨덴 정부는 그레타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경호요원을 붙였다. 스반테는 “완전한 악몽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스반테는 지난 3년간 딸과 함께 바쁜 시간을 보낸 경험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스반테는 WSJ에 “보통 아버지가 사춘기 딸과 함께 이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기는 쉽지 않다”며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레타는 이제 성년이 되면서 집에서 나와 친구와 함께 살고 있다. 스반테과 그레타의 어머니 말레나 에른만(50)은 이제 이들은 전직인 음반 제작자와 가수 생활로 돌아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