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협력자 구하라" 직전명 '미라클' 뒷얘기 공개

입력 2021-08-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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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아프간 국민 탈출 작전 '미라클'
"집결지 장소 바꾼 뒤 미군 도움받아 성공"
작전 첫날 '0'명 구한 日 자위대와 비교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의 자녀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의 자녀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아프가니스탄 국민 391명을 탈출시킨 작전 '미라클'은 카불 함락 이전인 8월 초부터 논의된 것으로 밝혀졌다.

작전 초기 공항 주변 탈레반의 통제로 아프간 국민을 26명밖에 모으지 못했지만, 공항 인근 장소로 집결지를 변경해 희망자를 모두 모은 뒤 미군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극적으로 한국 땅을 밟은 아프가니스탄 협력자와 가족 중 절반 가까이는 10세 이하 어린이였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김만기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미라클 작전 과정의 뒷얘기를 공개했다.

김 실장은 이번 작전이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이 아니라 15일 수도 카불이 함락되기 전부터 계획됐었다고 밝혔다. 원래는 우리 정부가 민항기로 수송할 계획이었고, 군 수송기는 민항기가 제한될 때 투입할 계획이었다.

김 실장은 "8월 15일 카불이 점령됐는데, 이렇게 빨리 카불이 탈레반한테 점령될 것을 모르고 있었던 상황이라 우리 대사관도 급작스럽게 철수했다"며 "굉장히 위기의식을 느껴 8월 30일까지가 마지노선이라고 생각, 그 이전에는 철수를 시켜야 되겠다고 해서 급작스럽게 군용기를 투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프간 국민을 모으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일본 자위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아프간에 자국민과 현지인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작전을 벌였지만, 개시 첫날 한 명도 구출하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국내 이송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 인근에서 한국의 외교관이 한국행 아프간인을 찾고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국내 이송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 인근에서 한국의 외교관이 한국행 아프간인을 찾고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김 실장은 "언론에도 나왔지만 카불 공항 내외로 2만여 명의 인원이 혼잡하게 있어 공항의 몇 개 게이트로는 정말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첫날 작전을 (실행) 하는데 기지 안으로 들어온 인원이 총 26명밖에 안 돼 정말 많이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불공항과 한 시간 거리의 안전지역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공항에 수송기가 대기하고 있다가 사람들이 (카불) 공항 안으로 들어오면 대기 중인 수송헬기를 띄우는 걸로 돼 있었다"며 "앞서 호주도 50명밖에 못 싣고 나갔고, 독일도 7명 싣고 나갔다는 말도 있었고, 벨기에는 들어와서 한 명도 싣고 나가지도 못했고, 네덜란드 같은 경우는 군용기 접근도 안 됐던 사례들도 있어 혹시 우리도 그렇게 되는 거 아닌가 매우 걱정했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게이트로는 하루에 기껏해야 20, 30명 정도밖에 들어올 수 없다고 판단해 결국 공항 인근 저명한 지역으로 재집결지를 정했다.

김 실장은 "사실 카불 지역은 통신도 제한된 부분이 많이 있고, 실제 카불 공항 현지에 간 인원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전파 간섭이 굉장히 많아 끊김 현상이 심한데, 정말 기적적으로 모든 희망자들과 소통이 됐다"며

"우리 현지 선발대하고 (아프간 국민은) 연락은 다 되는데 (공항이 혼잡해) 모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재집결지를 선정해주는 '신의 한 수'가 나왔다"고 밝혔다.

재집결지는 공항 인근에 저명한 지역으로 선정해, 버스를 섭외했다. 다만 버스로 들어오더라도 탈레반 기지가 검문하는 곳을 통과해야 해 이때는 미군의 도움을 받았다.

김 실장은 "탈레반과 미군은 철수와 관련해 '미군이 승인하는 인원은 철수해도 좋다'는 일부 약정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군의 도움을 받아 탈레반의 검문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300여 명이 기지 안으로 들어온다고 했을 때 정말 기쁘고 지금도 가슴 설렌다"며 "미라클이라는 작전명처럼 정말 기적이 일어나는구나는 생각에 다들 아주 기뻐했다"고 감격해했다.

또 "대사관에서 대상자들을 선정할 때부터 잘 관리했고, 우발상황 시 이렇게 하라는 것이 잘 짜여 있던 것 같아 조직적으로 잘 (작동)돼 제한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며 "외교부의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고 칭찬했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한편 김 실장은 아프간 국민의 신원과 탈레반 연계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이번에 한국에 오는 아프간 현지인들은 70여 가족"이라며 "영유아가 100여 명 되고, 6세에서 10세 인원도 한 80여 명"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검증된 사람으로 선발했기에 '선발된 인원은 그럴(탈레반 연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제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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