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빗장 풀리자 뜨거워진 도시재생지역

입력 2021-06-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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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6-2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서울시 '정비사업 허용' 방침에 사업지 부동산 가격 급등세
창신동 다가구주택 2년 새 4억↑…장위13구역 4배 '껑충'
공공재개발 vs 민간재개발, 사업 방식 놓고 주민갈등 조짐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 다세대주택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 다세대주택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도시재생지역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재개발 사업을 가로막던 빗장을 서울시가 치운 덕이다. 민간재개발과 공공재개발 사이 선택은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도시재생지역에 '재개발 빗장' 푼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는 17일 '2세대 도시재생 정책'을 발표했다. 도시재생사업 지역에서 재개발, 소규모 정비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핵심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거나 기존 인프라를 보완해 쇠퇴한 도심을 부흥시키는 사업이다. 서울에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개발·재건축 등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을 대체하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그동안 도시재생지역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불허해왔다. 공공재개발 공모에서도 도시재생지역은 배제했다.

이 때문에 도시재생지역 주민 일부는 기존 도시재생사업이 환경 미화에 치중해 주거 환경 개선 면에서 전혀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해 왔다. 이들은 '도시재생반대연대'라는 단체까지 만들어 도시재생사업을 폐기하고 정비사업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비사업을 허용하면서 도시재생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통해 도시재생지역에 2026년까지 2만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창신동 도시재생지역 집값, 1년 만에 60%↑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정비사업 길이 열리면서 도시재생지역 내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종로구 창신동 도시재생지역에 있는 대지면적 135㎡ 규모의 다가구주택은 현재 9억5000만 원을 호가한다. 현 소유주가 이 집을 샀던 매매가(5억1000)에서 2년 만에 4억 원 넘게 올랐다. 창신동 지역은 도시재생반대연대 결성을 주도하는 등 도시재생지역 가운데 재개발 요구가 가장 거셌던 지역이다.

창신동 김종제 색연필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창신동 일대에선 매수 문의가 많지만, 매물이 씨가 말랐다"며 "작년엔 지분 3.3㎡당 5000만 원 하던 시세가 지금은 8000만 원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역시 공공재개발을 추진했다가 도시재생사업을 이유로 공모에서 배제됐던 옛 장위13구역에 있는 지분 18㎡ 규모의 K빌라도 2억8000만 원까지 값이 올랐다. 3년 전만 해도 이 빌라는 지금의 4분의 1 값에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장위동 E공인 관계자는 "장위13구역은 장위뉴타운에서 가장 넓은 구역이다. 재개발이 되기만 하면 사업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개발 방식 두고 갈리는 주민 의견

문제는 사업 방식이다. 도시재생지역은 오랫동안 정비사업에서 배제돼 있었기에 정비사업을 두고 주민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정부는 공공재개발과 가로주택정비사업(도로망을 유지한 채 진행하는 소규모 정비사업), 서울시는 민간재개발을 장려하고 있기에 혼선은 더욱 크다.

장위13구역에선 민간재개발 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민간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쪽에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사업성 증대를, 가로주택사업을 추진하는 쪽에선 사업 속도를 내세우고 있다. 구역 한가운데 가로주택사업 구역이 있어 양쪽 갈등은 더 팽팽하다. 민간재개발을 준비 중인 장위13구역 추진위 관계자는 "가로주택사업을 강행하면 나머지 지역은 재개발이 어려워져 더 낙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손바뀜이 많이 일어나 권리 기준일 이후 매수자에겐 입주권을 주지 않는 공공재개발은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창신동에서도 공공재개발과 민간재개발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공재개발을 추진했지만, 서울시가 공공기획(사전 타당성 조사부터 정비계획까지 서울시가 참여, 공공성을 갖춘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제도)을 전제로 민간재개발을 활성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강대선 창신동 공공재개발 추진위원장은 "공공기획 제도가 구체화하면 공공재개발과 민간재개발 중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지 주민에게 물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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