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KT스카이라이프에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공급을 끊으면서 최근 CJ ENM과 인터넷TV(IPTV)가 촉발한 콘텐츠 사용료 갈등이 지상파와 위성방송으로 번지고 있다.
17일 KT스카이라이프는 전날 공지사항을 통해 SBS의 VOD 신규 공급이 중지된다고 안내했다. 스카이라이프는 SBS가 신규 VOD 공급 중단을 통보함에 따라 공급이 중지된다고 설명했다. 공급 중단 VOD는 16일 이후 드라마, 예능, 시사ㆍ교양 등 신규 VOD다. 이전 VOD는 계속 제공한다.
VOD 공급 중단은 SBS와 KT스카이라이프 간 진행한 2020~2021년 재송신료(CPS)와 VOD 콘텐츠 사용료 협상의 이견에 따른 것이다.
양사는 CPS 협상에서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혔으나 SBS가 최근 VOD 사용료와 관련해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공급 중단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KT스카이라이프는 SBS 외에도 KBS, MBC와 사용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 있어 정확한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며 “지상파 3사와 큰 틀에서 협의는 잘 돼 있는데, 세부 측면에서 협상하다가 이견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BS 외에 KBS, MBC는 현재 파악하기로 VOD 중단과 같은 움직임은 없는 거로 듣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SBS의 VOD 공급 중단 사태가 CJ ENM과 IPTV 사업자 간 콘텐츠 사용료 갈등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 국내 대표적인 콘텐츠제공사업자(CP)인 CJ ENM에 이어 지상파가 콘텐츠값을 올려 받기 위해 실력 행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LG유플러스와 CJ ENM은 콘텐츠 사용료 협상 결렬로 12일 0시부터 ‘U+모바일tv’에서 CJ ENM의 10개 채널 실시간 방송이 나오지 않게 됐다. CJ ENM은 U+모바일tv가 IPTV와 다른 OTT이기 때문에 별도의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 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LG유플러스는 175% 인상 요구가 무리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CJ ENM은 KT의 OTT인 ‘시즌’(Seezn) 실시간 채널 사용료 협상 외에 IPTV 3사와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최근의 콘텐츠 사용료 갈등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필요하면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통위는 앞서 11일 밤늦게 입장 자료를 통해 “과기정통부와 협력해 CJ ENM 채널 공급 중단으로 인한 이용자 불편, 사업자 간 협상 과정에서의 불공정행위 및 법령상 금지행위 해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 역시 최근 업계 현안 간담회를 열어 갈등 중재에 나서는 한편 시청권 보호를 위해 필요하면 법령상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