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사용료 갈등] ① CJ ENMㆍKT 시즌 협상에 쏠린 눈

입력 2021-06-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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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6-16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미디어 콘텐츠 힘주는 KT, 콘텐츠 가치 평가 셈법 복잡

(사진=KT 시즌 웹 화면 갈무리)
(사진=KT 시즌 웹 화면 갈무리)

LG유플러스 ‘U+모바일tv’와 CJ ENM 간 콘텐츠 사용료 협상이 결렬된 뒤 KT 시즌과 CJ ENM 간 협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시에 CJ ENM이 KT 시즌에 제안한 사용료 인상률은 더 큰데 LG유플러스와 달리 ‘송출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지 않은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CJ ENM과 KT 시즌은 이달 11일 협상 기한을 넘긴 뒤에도 계속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CJ ENM KT 시즌에 1000% 인상률을 제시한 동시에 가입자 수 자료 공개도 요청했다. KT는 영업 기밀을 이유로 가입자 수 공개는 불가하며, 실사용자 수 공개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CJ ENM에 전달했다.

앞서 CJ ENM은 LG유플러스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U+모바일tv에는 전년 대비 175% 늘어난 사용료를 제시했다. 이전까지는 LG유플러스와 KT의 OTT 서비스에 IPTV 계약과 연계해 협상했지만, OTT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분리해 협상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LG유플러스는 인상 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협상은 결렬돼 결국 송출 중단 사태까지 일어났다.

업계에서는 CJ ENM이 KT 시즌과 LG유플러스의 간 협상에서 LG유플러스 쪽에 먼저 ‘송출 중단’을 한 데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분석한다. U+모바일tv와 달리 시즌은 KT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는 사업인 만큼 ENM 측에서도 중요한 플랫폼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KT는 미디어 콘텐츠 콘트롤타워인 ‘스튜디오지니’를 올해 출범했고, 시즌도 내달 1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다.

KT가 미디어 콘텐츠에 힘을 주는 만큼 CJ ENM은 LG유플러스와의 협상보다 KT와 협상에서 더 셈법이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KT와 CJ ENM 간 콘텐츠 사용료 분쟁에서 KT는 플랫폼 업체의 입장이지만, KT도 자체 콘텐츠 제작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스튜디오지니는 20203년 말까지 원천 지식재산(IP) 1000여 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시즌 역시 '큰엄마의 미친봉고'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극장에서도 선보였다. KT의 이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향후 CJ ENM의 OTT인 티빙에도 충분히 공급될 수 있는 셈이다. 지금은 IPTV 업체로서 플랫폼 사업자 위치에 있지만, 언제든지 콘텐츠 사업자로서 콘텐츠 사용료의 중요성을 역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콘텐츠 사용료의 가치를 절하했을 때 KT가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김철연 스튜디오지니 공동 대표의 발언에서도 이 같은 복잡성이 읽힌다. 11일 ‘스튜디오지니 신사옥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김 대표는 KT와 CJ ENM 간 갈등에 관해 “복잡한 질문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자연스레 받아들이면 되는 트렌드일 수 있다”며 “예전에는 미디어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네트워크 사업자가 명확히 나뉘었는데 매체 환경이 바뀌면서 미디어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구분이 애매모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하이브리드 현상은 점점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 현상에 대해서는 각 영역 사업자들이 다른 시각 있진 않을 것이며,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떻게 잘 해낼 것인가, 서로 어떻게 협업해서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는 반대로 CJ ENM에게도 적용된다. 티빙에 CJ ENM 외의 콘텐츠를 수급하려 할 때 KT가 파트너사가 될 수 있어 CJ ENM 역시 콘텐츠 사업자라는 위치만을 고집하긴 어렵다.

LG유플러스와 달리 KT 시즌에는 CJ ENM 채널용 별도 요금제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요소다. 현재 시즌은 CJ ENM 10여 개 채널 콘텐츠를 월 1만3000원에 무제한으로 다시 볼 수 있는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CJ ENM이 강수를 둔 ‘송출 중단’에는 주문형비디오(VOD)가 포함되진 않지만, CJ ENM이 U+모바일tv보다 KT 시즌과 콘텐츠 수급에서 더 긴밀한 관계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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