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IPTV) 3사와 콘텐츠 제공자인 CJ ENM 간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정부의 중재 노력이 무색하게 양측은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2일 KTㆍSK브로드밴드ㆍLG유플러스 등 IPTV 3사로 구성된 IPTV 방송협회는 CJ ENM을 향해 “유료방송시장의 동반자를 폄훼하고 왜곡했다는 점에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CJ ENM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주장한 데 따른 반박이다.
협회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근거 없는 예시와 수치로 언론과 국민을 현혹하고 오늘날 K콘텐츠의 성과를 CJ ENM과 티빙이 모두 독식하겠다는 발상을 보며 불과 며칠 전 논의했던 상생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오만과 욕심에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 측은 지난달 27일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참석한 유료방송 현안 간담회에서 만났다. 당시 정부와 업계는 콘텐츠 대가 관련한 갈등을 두고 ‘유료방송사-PP 상생협의체’에서 정기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협회가 언급한 ‘며칠 전 논의했던 상생’은 이 같은 약속을 의미한다.
협회는 “27일 간담회에서 단기적 이해만을 꾀하기보다는 전체 미디어 산업의 중장기적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로 합의했으나, CJ ENM은 비전 스트림에서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며 “상생의 언어가 아닌 갈등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강호성 대표가 밝힌 ‘IPTV는 수신료에 인색하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IPTV사는 한해 전체 콘텐츠 수급 비용으로 매출 대비 48% 지급했다는 것이다.
또, 강 대표가 미국과 비교한 부분에 대해서도 유료 방송 이용 요금을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협회는 “CJ ENM에서는 시장 규모가 다른 일부 해외 미디어 시장 사례를 글로벌스탠더드라 주장하며 우리나라보다 유료방송 이용요금이 9배 이상 비싼 미국 사례를 들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미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사실상 이용자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짚었다.
‘선공급 후계약’으로 예측 불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는 CJ ENM 주장에 대해서는 기 계약서 기준으로 사용료를 월별 지급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협회는 “IPTV사는 PP 사와의 계약 기간이 지나도 기 계약서 기준으로 사용료를 월별 지급해 채널 평가를 통해 측정된 콘텐츠 가치를 소급 적용했다”며 “PP 사에서 콘텐츠 투자 규모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CJ ENM이 자사의 욕심만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CJ ENM은 과도하고 불합리한 요구를 지양하고, IPTV사와 함께 산업 전체 파이를 키우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