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위세와 인터넷TV(IPTV 성장에 케이블TV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케이블TV 사업자(SO)의 가입자는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케이블TV 업체들은 반격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팔을 걷어붙였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2020년 하반기 가입자 수 조사ㆍ검증 및 시장점유율 산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유료방송 가입자는 IPTV 1825만4930명(52.79%), 케이블TV(SOㆍ지역유선방송) 1323만2850명(38.26%), 위성방송 309만5549명(8.95%) 순이다. 2017년 IPTV 가입자 수가 SO 가입자 수를 앞선 뒤 IPTV는 지속 증가했지만, SO는 감소 추세를 이어갔고 IPTV와 SO 간 가입자 격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41만 명으로 나타났다.
OTT 시장은 갈수록 더 매섭게 성장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PwC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산업 전망 2020-2024’에 따르면 지난해 OTT 시장은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 이러한 기세로 2024년에는 86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이용자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VOD와 OTT 이용행태 추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응답자의 52%가 OTT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절반이 OTT를 보는 셈이다.
OTT의 성장에 유료방송 시장은 쪼그라들었고, 그마저도 IPTV가 장악하면서 케이블TV 시장에도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케이블 업체들의 콘텐츠 투자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는 배경이다.
LG헬로비전은 지역 채널 콘텐츠를 대폭 투자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달 2일 LG헬로비전은 연간 400억 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LG헬로비전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신규 콘텐츠에는 강호동, 김수로, 송은이, 이수근 등 스타를 대거 출연시키고, CJ ENM 출신 박현우 총괄 PD(CP)도 영입했다.
LG헬로비전은 신규 콘텐츠의 유통도 다양화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의 OTT인 U+tv모바일과 미디어로그의 더라이프 채널에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 외에 해외 채널 사업자나 타 OTT 사업자를 통한 콘텐츠 수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여타 OTT에서도 ‘북유럽 with 캐리어’ 등 신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안을 타진 중”이라고 했다.
올해 4월 SK브로드밴드는 미디어에스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 ‘채널S’와 지역전문 ‘채널S 동네방네’를 개국하며 독점 콘텐츠 편성에 힘을 쏟았다. 특히 채널S 전체 프로그램 중 70%를 다른 TV 채널에선 볼 수 없는 독점 콘텐츠로 편성했다.
SK브로드밴드는 독점 콘텐츠 생산을 위해 전방위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사업 파트너십을 맺고,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채널S에서 방영하기로 했다.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SM C&C와도 손을 잡았다. SM C&C와 공동으로 기획ㆍ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SK브로드밴드의 미디어 플랫폼에서 독점 공급할 계획이다. 강호동이 출연하는 ‘잡동산’, 신동엽이 진행하는 ‘신과 함께’ 등이 대표적인 콘텐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