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백신 일부 검토…그러나 미국 공급량 충분히 확보된 이후”
미국 국무부, 한국 ‘백신 스와프’ 제안에 “지금은 자국민 접종 초점”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취임 후 100일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2억 회분의 목표를 또다시 조기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의 취임 92일째인 오늘 달성했다. 믿을 수 없는 성과”라며 “백신 접종 페이스를 올리지 않았다면 잃었을지도 모를 수많은 목숨을 구했다”고 자찬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전체 성인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1차례 이상 맞았으며, 3분의 1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8세 이상 미국인의 51.5%인 1억 3301만여 명이 적어도 1회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으며, 전체 33.8%에 해당하는 8725만5000명이 백신 접종을 끝마쳤다.
이처럼 자국 내 접종이 궤도에 올랐음에도 바이든 정부는 해외 백신 공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보유한 코로나19 백신을 다른 나라에 나눠주길 희망하고 있으나,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자국 내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한 이후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백신 해외 공유에 대한 물음에 “진행 중이다. 현시점에서 외국에 대한 제공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미루는 태도를 나타냈다. 또한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나머지 백신 가운데 일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가 백신을 주더라도 안전한지 확실히 해야 한다. 세계 각국에 가치가 있고 도움을 줄 수 있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캐나다와 멕시코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420만 회 어치를 빌려줬다고도 소개했다. 이 회사의 백신 사용은 아직 미국에서 허용되지 않았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말한 다음, 이 나라에 백신을 추가 제공하겠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다만 그는 “우리는 그곳에 약간 도움을 줬다. 좀 더 도우려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지연이 생기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중미 등 다른 나라들도 도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바이든 정부의 ‘자국 우선 공급 원칙’은 미국 국무부의 브리핑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이 제안한 ‘백신 스와프’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우리 국민에게 백신 접종 노력과 관련해 더 편안한, 더 자신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을 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그것(미국 국민의 백신 접종)이 우리의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자국 내 백신 접종이 가장 먼저이기 때문에 당장은 타국에 대한 백신 지원이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