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 한계 직면…실리콘 이을 새 반도체 소재는?

입력 2021-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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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3-28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그래핀·흑린 등 2차원 소재 주목 받아
지금보다 10배 빠른 스마트폰 반도체 등장할 수도

▲첨단 소재 그래핀이 들어간 트랜지스터. 사진제공 카디어바이오
▲첨단 소재 그래핀이 들어간 트랜지스터. 사진제공 카디어바이오

실리콘은 70년 넘게 인류의 전자 혁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재였다. 원시적인 데스크톱 계산기에서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의 슈퍼컴퓨터, 즉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전자제품의 발전에서 그 바탕을 이룬 것이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이었다.

그러나 실리콘 시대의 끝이 보인다. 마이크로칩의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이 조만간 끝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현재 방법을 사용하면 3나노미터(nm) 미만의 실리콘에 반도체 소자를 에칭(식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에 전 세계에서 실리콘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경이적인 소재를 찾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리학과 화학, 공학의 최첨단 연구자들은 반도체에 쓸 새 소재를 실험하고 있다.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이 그래핀과 흑린(Black Phosphorus),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와 질화붕소 나노시트(Boron Nitride Nanosheet) 등이다. 이들 소재는 원자 한두 개 두께의 평평한 시트 모양이어서 2차원 소재로 불리고 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제 전 세계 실험실에서 이들 소재가 정기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첨단 소재 연구 결과 중 일부는 현재 판매되는 기기에서 이미 발견할 수 있다. 향후 10년 안에 이들 소재가 지금보다 더 널리 채택될 수 있으며 이는 전자제품에 혁신적인 새 기능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적외선 야간 투시경 모드 같은 기능이 들어가거나 현 제품보다 10배 더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은 반도체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기존 안경과 똑같은 모습의 증강현실 시스템이 등장할 수도 있다.

관건은 역시 양산이다. 기존 제품 부품과 통합하는 작업이나 수십억 개 단위로 생산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 새 소재를 활용한 반도체가 곧 나올 가능성은 그리 크지는 않다.

여전히 삼성전자와 IBM, TSMC 등 전 세계 메이저 반도체 기업들과 유수의 대학에서 차세대 반도체 소재 후보 물질을 찾는 실험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래핀은 모든 2차원 소재의 원조다. 연필 재료인 흑연을 얇게 떼어 낸 탄소 원자로 된 6각형의 판막이 그래핀이다. 이 소재는 1940년대에 이미 이론으로 존재가 예측됐지만, 2004년에야 두 명의 연구원이 합성 방법을 발견하면서 현실 세계로 들어오게 됐다. 발견자들은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래핀 강도는 강철의 200배이고 전기·열 전도성이 높다. 스마트폰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그 속성은 금이나 구리 등 다른 전도체와 더 유사해서 실리콘을 대체할 가능성은 작지만, 기존 실리콘 반도체와 결합하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 스타트업 카디어바이오는 그래핀에 생물학적 활성 분자를 부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를 감지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연구진은 그래핀-실리콘 반도체 조합을 이용해 기존 제품보다 빛에 100배 더 민감한 광학 센서를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층층이 겹쳐 쌓는 ‘스태킹(Stacking)’에도 그래핀 등 2차원 소재가 유용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핀과 달리 좋은 반도체여서 차세대 소재로 유망한 물질 중 하나가 ‘이황화 몰리브덴’이다. 이 소재는 이미 플렉서블 전자기기와 간단한 마이크로프로세서 등에 쓰이고 있다.

그 밖에도 전 세계 연구진들이 수백 개의 유망 물질을 놓고 차세대 반도체 소재를 찾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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