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털어 정규직·비정규직 직원과 라이더에게 주식과 격려금을 지급한다. 회사 성장에 대한 감사와 구성원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김 의장이 메시지를 통해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출연해 직원들에게 주식과 격려금을 내달 지급할 계획을 전했다고 11일 밝혔다.
지급될 주식은 딜리버리히어로(DH) 주식이다. 이달 2일 배민과 DH의 인수합병 절차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우아한청년들, 일본·베트남 법인 해외법인 등 전 직원은 평균 5000만 원 규모의 주식을 받게 된다. 직급이나 성과와 무관하게 근무 기간에 따라 주어지며, DH와의 계약에 따라 3년 후부터 거래할 수 있다.
장기근속 라이더와 B마트 비정규직원은 대상에 따라 주식이나 현금 격려금을 받는다. 특히 1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며 하루 20건 이상 배달한 지입제 라이더는 내달 중 바로 DH 주식을 받을 수 있다. DH 주식이 현재 원화 기준 14만 원가량에 거래되는 만큼, 1인당 200만~500만 원 규모의 주식이 주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김 의장의 취지를 들은 DH 본사가 라이더에게 지급할 주식은 먼저 주는 걸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조건상 주식을 받지 못하는 라이더나 신규 라이더의 경우 일정 건수 이상 배달한 1390명은 1인당 100만 원, B마트 비정규직원인 크루들과 기간제 직원 830여 명은 1인당 100만~150만 원의 격려금을 각각 받게 된다.
이번 주식 증여는 김 의장이 보유한 개인 주식을 처분해 나누는 것으로 지난달 약속한 사회 환원과는 무관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김 의장이 회사 성장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구성원의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주식 증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을 중심으로 주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정보기술(IT) 기반 유니콘들을 중심으로 인재 전쟁이 본격화했단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인 야놀자 역시 직원에 1000만 원 어치 주식을 지급할 계획이다. 기존 구성원뿐만 아니라 신규 입사자까지 모두 받게 된다. 구성원 소속감을 높이고,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조치다.
회사는 “야놀자가 글로벌 여행 및 호스피탈리티 시장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미래 성장동력인 인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전 직원 무상 주식 부여를 결정했다”며 “공격적인 우수인재 영입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주식 부여 이유를 설명했다.
핀테크 유니콘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1억 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토스부터 토스증권, 토스혁신준비법인(토스뱅크) 등 전 계열사 정규직 직원에 지급한 바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IT업계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을 담보로 인재를 붙잡아두려는 유니콘 기업들의 노력”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