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음식 배달은 일상적인 것이 됐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비롯한 배달 시장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전과 다른 배달 문화가 등장한 점이 눈길을 끈다.
비는 시간에 배달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이 늘고,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고객과의 비대면 소통에 몰두하고 있다. 또한 ‘혼밥족’과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선 고객들에 맞게 1인분 메뉴·친환경 용기를 마련하는 등 반응도 활발하다.
19일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발표한 ‘2021 배민 트렌드리포트’에 따르면 ‘배민커넥트’ 인원은 지난해 말 5만 명을 돌파했다. 2019년 12월 1만 명 수준이던 배민커넥트 인원은 지난해 7월 3만 명을 넘기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배민커넥트는 배민이 운영하는 크라우드 소싱 서비스다. 일반인이 틈나는 시간마다 음식을 배달하고 건수에 따라 배달료를 지급받으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하루에 원하는 시간 만큼만 아르바이트처럼 일하고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배민커넥트는 대표적인 ‘긱 이코노미’ 형태다. 긱 이코노미는 단기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일하고 그만큼의 대가를 기업이 지불하는 방식의 경제를 말한다. 온라인 실시간 주문 중개 서비스에서 많이 도입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침체로 일이 없거나 수입이 줄어든 일반인들이 이를 통해 일거리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배달 수요가 늘어난 만큼 일을 찾기 쉽고 집 근처에서 일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한 자영업자들은 비대면 배달 주문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앱 시장에서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고객들과 소통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전체 리뷰 중 사장님 댓글이 달린 경우는 62%에 달한다. 10건 중 6건 이상은 고객과 자영업자가 소통한 셈이다.
또한 가게 상황을 진단하고 문제를 개선하려는 이들도 늘었다. 배민은 ‘배민사장님광장’ 셀프서비스를 통해 주문 안내를 수정하거나 메뉴 구성을 바꾸는 등 개선에 나선 자영업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7만 명에서 10월 11만 명으로 셀프서비스 일일 이용자 수가 증가했단 것이다.
‘혼밥족’이 늘어난 점도 빠르게 반영했다. 배민은 2019년 10월 대비 지난해 10월 전체 주문 중 1인분 주문 비중이 8.7%포인트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자영업자들이 내놓은 1인분 메뉴 수도 지난해 초(10만 개) 대비 훌쩍 늘어난 누적 40만 개(10월 기준)로 다양해지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2019년 4월 22일부터 지난해 11월 20일까지 ‘일회용품 안 받을게요’ 옵션을 선택한 주문수는 누적 1억2000만 회를 넘겼다. 이에 자영업자 네 명 중 한 명은 배민상회에서 친환경 용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배민상회에서 팔린 죽용 용기의 경우 28%가량이 친환경 제품이었다.
한편 리포트는 배달뿐만 아니라 고객이 직접 주문한 음식을 찾으러 가는 ‘포장’ 주문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배민 고객 중 ‘포장 주문’을 이용하는 고객 비중이 1월(3.5%) 대비 9월 9.1%포인트 높은 12.6%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