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연말부터 러시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와 결합 접종 시험을 진행한다.
11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는 스푸트니크 V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직접투자펀드(FDIF)의 결합 접종 제안을 수락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앞서 RDIF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차기 임상시험에서 스푸트니크 V와 결합 접종을 권했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는 성명에서 다양한 백신 조합을 평가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으며 조만간 스푸트니크 V를 개발한 기관과 공동 연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스푸트니크 V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하고 러시아 정부가 지난 8월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이다.
러시아산 백신은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임상 3상 시험을 생략한 채 공식 승인을 받아 효능과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러시아 측은 1, 2상 시험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됐으며 3상 중간 분석 결과에서도 면역 효과가 95% 이상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한때 경쟁에서 선두를 달린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양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시험 초기 분석 결과 투약량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점이 문제였다.
연구진 실수로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여하고 한 달 후 1회분 전체를 투여한 그룹의 예방 효과는 90%로 나타났으나 두 차례 모두 전체 용량을 온전히 투여한 그룹에서의 효과가 62%로 내려갔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의 효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