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지사업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최고경영자(CEO)에 김종현<사진>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을 내정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화재, 소송 등 산적한 현안의 매듭을 안정적으로 풀 수 있도록 전지사업본부의 수장인 김 사장을 그대로 CEO로 선임한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은 2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신임 CEO에 김 사장을 선임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이창실 전무를, 최고인사책임자(CHO)는 박해정 신임 전무를 내정했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 초대 CEO로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우선 김 사장은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 자금을 마련하고 사업 확대를 위한 완성차 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출범 이후 대규모 투자 자금을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IPO) 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전지사업의 수주 잔액은 150조 원에 달해 매년 3조 원가량의 시설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배터리 사업의 분할을 발표한 뒤 “배터리 신설법인의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을 해 배터리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할 수 있다”라며 “배터리 분할법인의 외형과 수익성이 세계시장에서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FI 유치는 투자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뿐더러 안정적으로 완성차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다만, 김 사장은 전기차 화재, SK이노베이션의 소송 등의 현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제너럴 모터스(GM) 등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 리콜을 진행하고 있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만약 배터리가 다시 원인으로 지목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출범 직후부터 안정성 이슈를 떠안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관련 소송도 김 사장의 과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4월 LG화학이 제기한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한 최종 판결을 두 차례 연기해 12월 10일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최종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유리한 고지에서 SK이노베이션과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기술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서 입증할 수 있게 된다.
LG화학은 이번 승진 인사의 절반 이상을 LG에너지솔루션에서 단행하며 새롭게 출범하는 전지 법인에 힘을 실어줬다.
2021년 LG화학의 승진 인사 규모는 사상 최대인 41명으로, 이 중 21명이 LG에너지솔루션 소속이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4명 중 절반이 전지사업에서 세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근창 전무는 2017년 자동차전지 개발센터장으로 보임한 이후 자동차전지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전지 제품 경쟁력 개선 및 미래준비에 기여하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수령 전무 역시 전지 사업 초기부터 개발분야 주요 직책을 경험한 전지 사업 전문가로, 지난해 3월부터 전지 품질센터장으로 보임해 품질 경쟁력을 강화한 성과를 인정받으며 부사장에 올랐다.
LG화학의 전무 승진자 11명 중 5명이 LG에너지솔루션 소속이었고, 상무 신규선임도 24명 중 14명이 전지사업에서 배출됐다.
특히 LG화학은 배터리 셀 개발 전문가인 독일 출신의 데니 티미크 신임 상무를 발탁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공을 들였다. 티미트 신임 상무는 2017년 10월 유럽 자동차배터리 테크센터장, 2019년 10월 폴란드 자동차전지 생산법인 개발담당에 보임해 수율 개선 등 개발 제품 양산 안정화에 이바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