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눈치 보는 사우디…G20 앞두고 인권탄압 오명 벗으려 안간힘

입력 2020-11-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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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국 사우디 대사 가디언 인터뷰
여성 운전권 시위하다 구속된 운동가 사면 검토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지난해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사카/AP뉴시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지난해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사카/AP뉴시스
인권탄압국 오명을 뒤집어쓴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 사회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이달 22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구속 중인 여성 운동가들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G20을 통해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칼리드 알 사우드 주영국 사우디 대사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우디는 수감된 여성 운동가들에 대해 관대한 처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여성 인권 문제는 G20의 주요 현안 중 하나로, 사우디의 여성 운전 허용 불가 정책이 그동안 뜨거운 감자에 속했다. 2018년 여성 운전이 합법화됐지만, 과거 시위 운동을 벌이다 구속된 여성 운동가들은 여전히 구금된 상태다.

수감된 여성 중 한 명인 루자인 알 하트룰은 지난달 26일부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유연 여성인권위원회는 지난주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를 사우디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알 하트룰 역시 2018년 5월 운전권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다 구속됐다. 그의 가족들은 교도소에서 고문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 사우드 대사는 “사우디 법원은 그간 여성의 운전권을 옹호하는 자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며 “이에 외교부 내부에선 시위자의 구금이 자국의 정치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G20이 사면의 직접적 이유냐는 질문에 그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가디언은 “G20 정상회담은 세계 정상들에게 사우디를 개방하기 위한 쇼케이스로 계획됐다”며 “빈 살만 왕자의 측근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지막 국제 무대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사우디는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출에 나섰지만 탈락했다. 4자리를 두고 벌인 아ㆍ태 지역 선거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당선된 반면 사우디만 낙선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WP)는 “2년 전 WP 칼럼니스트로 사우디 비평을 담당했던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의해 암살된 이슈 등으로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 이후 인권탄압국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은 날로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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