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 건화물(벌크) 운임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이달 초 연고점을 기록한 후 급락하고 있다. 벌크선사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6일 기준 BDI 지수는 1477포인트를 기록했다. 한 주 사이 22% 감소한 것으로 이는 최근 3개월 중 가장 가파르게 하락한 것이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BDI 구성에 영향을 주는 케이프사이즈 및 파나막스 지수(BCI, BPI)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한 주 동안 BCI는 중국 항구의 철광석 비축량이 증가하면서 8.2% 하락했으며 BPI는 3.1 % 하락했다.
BDI 지수는 6일 2097포인트를 기록하며 연 최고치를 찍었으며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앞서 BDI 상승에도 일각에선 추가 반등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철강공업협회(CISA)는 계절적 비수기와 비용 상승 압력으로 4분기 중국 철강 생산량은 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BDI는 중국의 철강재 원재료인 철광석, 석탄 수입량에 비례해 중국 철강 증산 여부가 중요한데, 현재 증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도 동절기 감산을 추진해왔기에 BDI의 추가 반등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인 호주 광산업체 리오 틴토가 연간 철광석 가이던스 재확인했다"며 "가이던스 충족을 위해서는 철광석 생산량을 3분기 8200만 톤에서 4분기 8600만~9600만 톤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어 벌크 운임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BDI 지수 하락세는 국내 벌크선사의 운임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적에 부정적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견 벌크선사의 3분기 실적은 팬오션 영업이익 6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0.79% 감소, 대한해운 346억 원으로 13.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벌크선 운임이 이같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컨테이너선 운임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6일 1448.87을 기록했다. 가파른 상승세로 2012년 7월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HMM은 올해 2분기에 21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이 36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