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청와대, 전례 없는 어조로 북한 비판”
일본 NHK방송은 24일 군인이 아닌 한국인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청와대가 전례 없는 어조로 북한을 비판했다며 남북 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 청와대와 국방부 등의 반응을 상세하게 전달하면서 우리 측과 북한 모두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닛케이는 우리나라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남성이 21일 오후 1시께 한국 북서부에 있는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배에 신발을 남긴 채 사라졌다”며 “북한군이 22일 실종 지점에서 약 40km 떨어진 북한 해역에서 부유물에 탄 채 물 위에 떠 있던 이 남성을 발견해 사정을 청취한 후 사살했다. 그리고 그대로 해상에서 기름을 뿌려 시신을 화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남성이 스스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국방부 의견을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날 성명에서 “비무장의 저항할 의사도 없는 일반인을 죽이고 시신을 훼손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북한은 모든 책임을 지고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사과와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NHK는 민간인이 북한군에 사살된 것은 2008년 금강산 관광 중이던 여성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가 22일 시점에서 이미 실종 사실을 파악하고 경과를 포착했다”며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벽 유엔총회 연설에서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하고 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호소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야당이 위기의식 부족과 북한 쪽의 태도를 비판하고, 청와대는 “연설 녹화본을 이미 18일 유엔에 제출했다”고 해명에 쫓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닛케이는 연평도는 북한에서 1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2010년 11월에는 북한이 갑자기 포격을 가해 한국군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난잔대학의 히라이와 순지 교수는 25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오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매우 강하다”며 “과잉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잘 이끌면서 한반도 정세를 놓고 주도권을 잡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이번 일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살피면서 북한과의 대화나 협의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은 작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남북 관계와 북한 이슈에 변동이 생길 수 있어 일본도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전제로 계속 한반도 정세를 주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