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건설에 있어서 핵심 자재인 철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에도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다른 철강 제품들의 재고가 쌓여가는 것과 비교했을 때 180도 다른 상황이다. 철근을 주로 생산하는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 일부 철강업체들은 코로나19에도 미소를 짓고 있다.
16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 철근 재고는 32만7000톤(t)으로, 작년 같은 기간(38만7000t)보다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다른 철강 제품의 재고는 일제히 상승했다. 자동차, 전기제품 등에 주로 사용되는 냉연강판의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37% 오른 34만t을 기록했다.
냉연강판에 아연을 도금한 아연도강판의 재고는 32% 상승한 55만3000t까지 쌓였다.
철근 재고만 다른 움직임을 보인 이유는 각종 악재에도 국내 건설 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조선 시장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국건설경영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 수주 규모 예상치는 162조1000억 원으로, 작년(166조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요 충격에 대비해 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절한 점 또한 재고 감소에 한몫했다.
철강업체들은 철근을 전기로에서 생산한다. 전기로는 한 번 가동되기 시작되면 멈추기 어려운 고로와 달리 가동, 중단이 쉽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자국 내 인프라 투자 영향으로 과거보다 감소한 점 또한 국내 철근 재고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월평균 중국산 철근 수입량은 작년보다 83% 줄어든 10만t 수준으로 떨어졌다.
철근 재고의 감소로 일부 철강사들은 호실적을 달성했다. 철근 매출 비중이 큰 동국제강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998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1% 늘었다.
철근이 주력인 대한제강 또한 전년 동기(156억 원) 대비 42% 상승한 221억 원을 달성했다.
자동차용 강판 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140억 원) 적자를 면할 수 있었던 이유도 철근의 영향이 컸다고 업계는 해석했다.
동국제강, 대한제강은 3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역시나 코로나19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런 불확실성은 앞으로의 철근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