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30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량 실업 등 부진한 경제 지표에 따라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8.14포인트(1.17%) 내린 2만4345.72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27.08포인트(0.92%) 하락한 2912.43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5.16포인트(0.28%) 내린 8889.55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규모 실업 지속 등 부진한 경제 지표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전주 대비 60만3000명 감소한 383만9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청구자 수가 지난주 발표 대비 감소하기는 했으나,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350만 명)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최근 6주간 미국에서는 3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앞서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하회한 데 이어, 유로존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유로존의 1분기 GDP는 전기보다 3.8% 역성장했다. 성장률을 연율로 계산했을 때는 14.4%나 위축된 것이다.
이에 더해 미국의 소비까지 침체됐다.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은 7.5% 감소로 사상 최대폭 감소했다. 소비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버팀목’이다.
주요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도 시장의 관심사였다. 이날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에서 팬데믹 긴급매입 프로그램(PEPP) 등 자산 매입 규모나 대상을 확대하지 않은 데 대해 실망했다. ECB는 PEPP의 규모 및 대상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서는 당장 이번 회의에서 규모 확대나 투기등급 채권 매입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업 대출 프로그램인 ‘메인스트리트 대출’의 대상 기업 범위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가입 조건을 기존 직원 1만 명·연 매출 25억 달러 이하 기업에서 직원 1만5000명·연 매출 50억 달러 이하 기업으로 완화했다. 연준의 발표 이후 주요 지수가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는 했으나, 제한적 보완 조치인 만큼 효과가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일부 부처가 중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회의를 이날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2.68% 내렸다. 기술주는 0.46% 하락했으며, 커뮤니케이션은 0.02%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