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벼랑 끝까지 내몰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항공기 도입 및 운영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당초 연내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었던 비행기들 도입을 모두 보류하는 것은 물론, 기존 보유 항공기도 반납하는 등 항공기 보유대수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총 28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당초 올해 5대 가량의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추가 도입 없이 1대를 반납할 계획이다.
물론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었던 5대는 모두 잇단 추락사고로 도입이 전면 중단된 B737 맥스8 였지만, 대체 항공기 추가 도입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티웨이항공 항공기는 연말 기준 27대로 줄어든다.
에어부산 역시 당초 올해 A321 NEO 2대를 추가로 도입해 항공기 대수를 28대까지 늘릴 계획이었으나, 2대 모두 도입 계획이 무산됐다. 에어버스는 현재 A321 18대, A320 8대 총 26대를 보유 중이다.
2018년 8월부터 국토교통부 제재로 지난해에도 항공기 도입이 제한됐던 진에어는 올해 역시 항공기 도입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최근 제재가 풀려 항공기 도입 자격은 주어졌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비행기들도 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진에어는 2018년 B737-800 2대, B777-20ER 2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제재 이후 이 역시 중단했고 현재 26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부터 국적사 중 유일하게 보유했던 B737 맥스8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생존 위협까지 느끼고 있어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23대 중 연내 5대를 줄여 18대로 축소할 계획이며, 추가로 반납할 항공기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이달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지 못한 이스타항공은 수습 부기장 80여명의 계약을 해지하는 등 구조조정과 무관했던 운항승무원까지 감축에 들어갔으며 결국 직원의 절반을 구조조정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항공사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단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구조조정과 관련된 내용을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기재 운용 등을 따져봤을 때 현재 필요 인력이 930명 정도라고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직원 수는 1680명으로 45%인 750명 정도를 구조조정하는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당장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인원 감축 등 인력 구조조정도 모자라 이제는 전쟁터에서 없어서는 안될 총과 같이 항공사 필수품인 항공기까지 반납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 없이는 국내 항공사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특히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산업적 특수성을 감안할 때, 항공산업이 무너지면 다른 산업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