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방송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영화와 TV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있다.
그는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CAA)의 설립자이자 디즈니 사장을 지냈던 마이클 오비츠를 영입했다. 오비츠는 곤 전 회장이 받은 제안들을 평가하는 작업을 도울 예정이다.
보석 상태였던 곤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일본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연기처럼 사라졌다가 레바논에서 모습을 드러내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2018년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과 보석을 통한 석방을 반복하던 곤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사실상의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참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상태에서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희대의 도주극을 연출해냈다. 당시 그의 도쿄 거처인 미나토구 자택 현관에는 감시 카메라가 있었다. 출입국관리 당국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돼 있기 때문에 그가 출국을 시도할 경우 입국 심사관이 곧바로 수사기관에 통보, 출국 수속 절차를 24시간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사법 감시망을 뚫고 유유히 일본 열도를 빠져나왔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개인용 비행기를 활용, 터키 이스탄불로 도주한 뒤 이스탄불에서 다시 다른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레바논으로 이동한 것이다.
특히 곤 회장이 탈출 과정에서 콘트라베이스 상자에 몸을 숨겨 빠져나갔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는데, 이 ‘007 작전’과 같은 이야기는 일본에서 PC 게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곤이 사라졌다(Ghone is gone)’라는 이름의 게임이 바로 그것이다. 후지TV 등에 따르면 이 게임은 악기 케이스에 몸을 숨기고, 경찰 및 검찰 등을 매수해 일본 공항을 탈출, ‘논레바’라는 나라로 떠나도록 구성됐다.
블룸버그는 스튜디오와의 거래가 곤 전 회장에게 상당한 금전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는 이미 보석금으로 1400만 달러를 몰수당했으며, 탈출 과정에서 1500만 달러가 더 소요됐을 것으로 보안 전문가는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