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는 그린슈 행사로 38억 달러어치에 달하는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IPO 규모가 총 294억 달러(약 34조 원)로 커졌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람코는 이미 지난해 12월 상장 다시 약 256억 달러로 세계 최대 IPO 기록을 경신했는데 이번에 그 규모를 더욱 키운 것이다.
아람코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달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며 “이에 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그린슈 행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람코 이전 세계 최대 IPO 기록은 2014년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당시 세웠던 250억 달러다.
사우디의 부유한 가문과 정부가 상장 성공을 위해 물밑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아람코는 IPO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 최근 주가가 하락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IPO 공모가인 32리얄을 웃돌고 있다. 아람코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57% 하락한 34.8리얄로 마감했다. 아람코의 현재 시가총액은 1조856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난주 아람코 주가는 하락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이란이 지난 8일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기지 2곳을 미사일 공격하고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행동으로 보복하지 않겠다고 밝혀 긴장이 완화하고 있다. 이란 정부가 지난 8일 자국 수도 테헤란 인근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사고가 자국 군의 오인 사격에서 비롯됐다고 인정한 것도 잠재적인 충돌 가능성을 낮췄다.
한편 사우디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과의 긴장 완화를 원하며 국내 정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이번 그린슈 행사로 조달하는 38억 달러 자금은 사우디 경제 부흥에 필요한 실탄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WSJ는 부연 설명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람코 IPO를 통해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국내 비석유 산업에 더 많이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경제개혁 핵심이다.